- 경찰, PC 압수수색… 본인 휴가

부산시교육청 소속 간부급 공무원이 지난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소속 직원의 억대 횡령 사건이 잇따라 밝혀진 가운데 또다시 이 같은 일이 벌어지자 교육청 내부는 벌집을 쑤신 듯 뒤숭숭한 분위기다.

부산시교육청 전경. 국제신문 DB

2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시교육청 소속 A(서기관) 씨의 PC 등을 압수수색했다. A 씨가 4·2 교육감 재선거 기간 B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A 씨는 현재 장기 휴가 중이다.

A 씨는 같은 과 직원 등에게 “B 후보를 찍어라” “(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러라”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은 선거에 관여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조직에서의 직무상 지위를 이용해 구성원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도록 하는 것도 금지된다.

경찰은 현재 4·2 교육감 재선거 기간 당시 A 씨가 직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했는지 등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인 상황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청의 한 직원은 “A 씨가 B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돌았다. 압수수색은 영장을 발부받아야 가능한 만큼 제기된 의혹이 어느 정도 인정된 것 아니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시교육청은 앞서 서부교육지원청과 해운대교육지원청 소속 서무 담당 직원 2명이 각각 2억 원, 8억 원에 달하는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해 후속 조치에 나섰다. 서부교육지원청 소속 직원은 가상화폐 투자 실패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해운대교육지원청 소속 직원은 횡령한 공금을 불법 스포츠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직원 모두 1년, 반년 이상 횡령을 이어 가는 동안 교육청이 이를 감지하지 못해 내부 통제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 교육청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재발방지책을 수립하는 동시에 당사자와 책임자에게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교육청 직원의 잇따른 비위에 시민사회는 엄정한 대응을 촉구한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교육청과 학교는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된 기관인 만큼 소속 직원의 범법 행위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과 함께 내부 직원들의 기강을 바로잡는 교육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