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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국립묘지 누운 아들, 그 곁에 묻히게 해 달라”

국가유공자 국립묘지 안장, 현행법 배우자만 합장 가능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5-06-05 1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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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직의무군경 대부분 미혼
- 작년 개정안 발의 국회 계류

국가를 위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 ‘순직’을 인정받은 이가 전국에 7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까닭에 대부분 배우자가 없어 유족 중 배우자만 합장이 가능한 국립묘지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몰장병 묘역 참배하는 어린이들- 제70회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용당어린이집 원생들이 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한 한국군 전몰 장병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5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순직의무군경은 707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순직의무군경은 직업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의무복무를 하는 과정에서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순직한 이를 말한다.

이들 대부분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대전 현충원 등 국립묘지에 안장되지만, 그 특성에 따라 보훈혜택에 차이가 난다. 국가유공자가 국립묘지에 안장되면 배우자에 한해 사후 합장이 가능한데, 순직의무군경은 의무복무를 위해 입대한 만큼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다. 이 때문에 배우자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사실상 합장이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홀로 묻힌다.

이에 순직의무군경의 유족은 현행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9월 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람이 배우자가 없는 경우 합장 가능 대상자를 당사자의 부모로 확장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지난해 11월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순직군경 부모유족회 측은 “배우자 합장 사례는 찾기 힘들 정도로 드물어 사실상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속절없이 아들을 보낸 부모들은 사후에라도 옆에 묻히고 싶다고 호소한다. 1985년 해군 훈련소에서 아들이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는 최라인(부산 기장군·86) 씨는 “세 아들 중 차남이 군대에서 사고로 떠나고 최근 장남과 막내도 사고와 질병으로 잇따라 세상을 떴다”며 “남편도 이미 사망해 내가 죽으면 챙겨줄 사람도 없으니 늦게라도 아들 곁에 머물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호소했다.

순직의무군경 유족은 국가 예우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현행 국가유공자법은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군인이나 경찰공무원 등을 ‘전몰군경’으로,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이는 ‘순직군경’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국가유공자단체법에는 이들의 유족을 모두 ‘전몰군경유족회’로 분류한다.

전몰군경유족회는 정관 등에 비춰봤을 때 전몰군경 예우가 중심이다. 특히 국가보훈부 통계에도 순직의무군경은 따로 분류하지 않아 현황을 추정하는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9월 ‘대한민국순직군경유족회’ 설립을 명시한 국가유공자단체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아직 본회의까지 상정되지 못했다.

국가보훈부는 “젊은 나이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순직의무군경의 예우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국립묘지 안장 대상은 국가에 헌신한 본인이어야 하고 배우자는 전통·관습적 문화에 따라 합장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부모합장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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