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령·창녕 강변 여과수 등 포함
- 하루 90만t공급한다는 복안
- 번번이 취수 지역민 반발에 막혀
- 부산은 하류 의존… 녹조 무방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부산과 동부경남 주민의 숙원 ‘맑은 물 공급’을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새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올해 경남 낙동강 유역에 예년보다 이른 조류 경보가 발령돼 녹조 우려가 커지면서 최악의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수자원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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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8월 경남 합천군 지역민들이 창원컨벤션센터 앞에서 환경부의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국제신문DB |
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태 이후 부산과 동부경남 주민의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 사업은 30년 넘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 사업은 경남 의령·창녕의 강변여과수와 합천 황강의 복류수를 하루 90만t 취수, 부산과 동부경남에 각각 42만t, 48만t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4월 의령군과의 협약을 통해 연간 200억 원 규모로 취수지역 농산물을 구매하고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농업용수 부족이 예상되면 취수를 중단하는 등 주민 피해 방지와 지원에 협력하기로 했다. 평소 부산의 물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도 힘을 보탰다. 양 회장은 “맑은 물 공급은 시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부산만 유일하게 상대적으로 수질이 크게 떨어지는 낙동강의 물을 고도처리해 먹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의 오랜 숙원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사업 전제 조건인 주민 동의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주민의 극심한 반발에 직면한 의령군은 협약을 맺은 지 2주 만에 해지를 통보했다. 사업 영향지역 주민은 이 사업으로 낙동강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농업용수 확보가 힘들어질 수 있고, 취수구역과 그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생활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한다.
상황이 이렇자 새 정부가 갈등 중재자로 나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산은 다른 대도시 대비 대하천(낙동강) 하류 본류의 상수원 취수 의존도가 높아 상수원 수질에 대한 불안이 큰 상황이다. 부산은 낙동강 표류수 의존율이 높은데 낙동강의 가뭄 또는 용수이용 공급시스템 위기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더욱이 최근 경남 낙동강 유역에 예년보다 이른 조류 경보가 발령되면서 녹조 우려가 크다.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김해와 양산 사이 낙동강 물금매리지점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돼 현재 유지 중이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칠서지점에도 올해 처음으로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낙동강네트워크 관계자는 “예년보다 이르게 조류 경보가 발령됐고, 이미 낙동강 일부 지역에서 녹조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며 “이는 시간이 갈수록 녹조 문제가 심각해지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부산연구원이 발간한 ‘부산지역 용수자립도 제고 및 물융합클러스터 육성전략 연구’ 보고서를 보면 부산은 물 사용량의 85%를 낙동강 취수에 의존하고 있으며, 빗물과 재이용수 등 대체 수자원 활용률은 0.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원은 취수원을 ▷낙동강 중상류 ▷지류 ▷해수 담수화 ▷재이용수 등으로 다양화해 지역 용수자립도를 22.6%에서 35%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부산연구원 관계자는 “현 낙동강하류에 집중된 표류수 이용을 낙동강 중상류 지류 등 용수 이용의 분산화를 통해 22.6%(2021년 기준)에 불과한 부산지역 용수자립도를 높여야 한다”며 “특히 광역시·도를 통과하는 낙동강의 상수원 수질오염문제로 인해 상수원 이용 측면에서 지역 간 물 갈등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물위기를 극복하고 물자립·물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환의 계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