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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숙·재생원 피해자 “국가가 책임져라” 700억 대 손배소

형제복지원·덕성원 이어 청구…피해생존자·유족 등 총 185명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5-06-10 19:15:06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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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민변, 변호사 16명 투입

부산지역 집단수용시설 인권유린 사건의 시초로 꼽히는 ‘영화숙·재생원 사건’ 피해자들이 60여 년 만에 국가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다. 피해자들은 국가가 적절한 배상 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소송과 같은 긴 시간이 걸리는 절차를 밟게 됐다며 서둘러 국가폭력 사과와 피해자 위로를 위한 체계를 꾸려달라고 호소했다.
10일 오전 11시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등이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를 알리고 있다. 신심범 기자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는 10일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소송에 참여하는 원고는 모두 185명으로 피해생존자가 160명,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25명이다. 피고는 부산시와 대한민국이다.

소송은 두 갈래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부산 인근에 사는 155명이 원고인 사건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산지부가 맡는다. 수도권 30명이 원고인 건은 법무법인 해마루가 대리한다. 총 청구액은 706억 원 규모다. 시설 구금햇수당 8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것으로, 형제복지원 사건 소송을 참고한 액수다. 여기에 미성년자 때 수용당한 피해자는 교육받을 기회를 침해당했다는 점을 들어 1년에 최대 2000만 원씩 최대 1억 원을 가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시설에서 장애를 얻은 경우 ▷현재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경우 ▷가족이 있는데도 강제로 수용된 경우에는 5000만~1억 원을 추가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소송은 민변 부산지부 공익소송단이 지원했다. 민변 부산지부는 지난해 12월 피해생존자협의회와 소송 위·수임 계약을 맺고 원고를 모으는 한편 소장 작성을 도왔다. 소송에 투입되는 변호사는 모두 16명이다. 이정민(법무법인 진심) 공익소송단장은 “어린 나이에 국가폭력으로 모든 것을 빼앗긴 지 60년이 지나서야 국가 책임을 묻고자 나섰다”며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법원을 비롯한 우리 사회가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협의회는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들어 배상 체계를 서둘러 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생존자는 모두 60대 이상 고령으로 지금도 경제·심리·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국가가 이제라도 사과하고 적절한 시스템을 마련해 신속하게 배상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원고 중 최고령자는 74세다. 형제복지원의 경우 2021년 5월 첫 제소 뒤 4년 여가 지나서야 대법원 확정 판결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영화숙·재생원은 1960~70년대 부산 사하구(당시 서구) 장림동에 있던 부랑인 수용 시설이다. 부산시가 민간에 부랑인 관리 업무를 위탁한 첫 사례로, 수많은 이가 강제로 수용돼 강제노역과 폭행 등에 시달리며 목숨을 잃었다. 지난 2월 26일에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피해생존자 181명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인정된다는 공식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11일에는 부산의 또 다른 인권침해 사건인 ‘덕성원 사건’ 피해자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첫 변론기일이 부산지법 민사11부(이호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원고는 모두 42명으로, 청구액은 462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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