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배양육 조각난 형태만 가능
- 지방 투입양 따라 부위별 표현
- 고기 특유의 맛·풍미·씹는맛 가져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 연구팀이 도축한 한우 근육 등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덩어리 형태의 배양육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경상국립대 축산과학부 주선태 교수가 덩어리 형태의 배양육을 만든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햄버거 패티처럼 조각 형태였던 종전 배양육과 달리, 스테이크 같은 덩어리 형태인 데다 맛과 질감도 조절할 수 있다. 그 중심에 ㈜오렌지카우 CEO 주선태(60) 교수가 있다. 주 교수를 만나 덩어리 형태의 배양육을 만든 과정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오렌지카우는 경상국립대 농업생명과학대 축산과학부 식육과학연구실 창업기업이다. 주 교수가 개발한 놀라운 기술은 모양이 진짜 고기와 유사하고 마블링이 풍부한 덩어리 고기(스테이크) 형태의 하이브리드 배양육을 개발한 것이다.

주 교수는 “고기의 미세구조를 모사하기 위해 배양 근육조직과 식용 단백질로 인공 모조 근섬유를 만들고 인공 모조 근섬유들을 접합해 인공 모조 근속을 만든 후 다시 접합해 인공 모조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여기에 지방을 섞어 등심 안심 등 부위별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 다양한 식자재로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된 배양육은 고기 특유의 맛과 풍미, 저작감이 진짜 고기와 매우 유사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실제 지난달 28~29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융복합 스타트업 페스티벌’ 시식 행사에서 참가자로부터 식감과 육즙의 맛이 실제 소고기와 비슷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번 기술은 단순히 싸고 맛있는 하이브리드 배양육 제품 생산기술 개발이라는 점을 넘어 우리나라를 고기 수출국으로 만드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며 “대기업 식품회사와의 거래로 국내 판매망을 확보하고 수출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터뷰 도중 대기업 등으로부터 투자 전화 문의가 잇따랐다.

그는 “축산학과 교수로 30년을 봉직하며 국내 축산업자들이 값싼 수입고기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우리도 고기를 수출하는 날을 꿈꾸었다”며 “그 꿈을 이번에 개발한 하이브리드 배양육으로 이루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 교수는 “소고기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배양육을 공급할 수 있어 고비용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며 “정부의 승인을 받는 대로 1, 2년 안에 상품을 출시해 대체육 시장에 나설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전남 출신으로 대광고와 고려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축산가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56회 세계식육과학기술 학술대회 사무총장, 한국축산식품학회 편집위원,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겸임농업연구관 등을 역임했고, 2013년 제6회 한우의 날에는 황소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