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노동계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제가 적용돼야 한다며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7일 오전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제도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고용 형태에 상관없이 일하는 사람 모두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기업이 흑자를 내며 수조 원대 돈 잔치를 하는 동안 배달·화물·학습지·가전 방문 점검·대리운전 노동자, 방과 후 강사들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논의는 올해도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의 업무 내용과 방식, 일정, 평가 기준은 모두 사용자 혹은 플랫폼이 결정한다”며 “거절하면 페널티가 부과되고 낮은 평가 점수는 다음 일거리 배정에 영향을 미치는 등 명백히 사용자 지휘와 통제 아래서 일하는 노동자지만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로 불린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사회 곳곳을 지탱하지만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은 명백한 오분류이자 법적·제도적 방임에 기반한 착취 구조”라며 “기업은 사용자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동법 외피를 비껴가며 변형된 고용 구조를 고안하고, 정부는 이를 방관해왔다”고 질타했다.

부산본부는 “최저임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며 생존의 기준”이라며 “직업의 다양화를 반영하지 못해 법과 제도로 차별받으며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860만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결정의 최우선 고려 대상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