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30일 재소환 비화폰 조사
- 尹 “매우 촉박” 기일 변경 요구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지난 주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첫 대면조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30일 두 번째 소환조사에 나선다. 29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30일 오전 9시까지 재출석하라고 통지했다. 특검팀은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횟수 제한 없이 소환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는 모습. 공동취재

특검팀은 지난 28일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해 첫 조사를 벌였다. 윤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9시55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 현관으로 들어가 약 15시간 만인 다음 날 0시59분께 청사를 빠져나갔다. 애초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던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의 요구대로 서울고검 앞 포토라인에 섰다.

특검팀은 먼저 체포 방해 혐의를 조사했다. 사건을 수사해온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이 신문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영상 녹화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1시간가량 조사에 응했다. 그러다 점심 휴식 이후 갑자기 박 과장의 신문 자격을 문제 삼으며 질문자 교체를 요구했다. 박 과장은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 불법 체포영장 집행 관련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경찰관 중 한 명으로 ‘가해자’여서 조사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검은 오후 1시30분부터 체포 방해 및 비화폰 기록 삭제 혐의 조사를 재개하려 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이 대기실을 지키며 조사실로 돌아오지 않아 무산됐다. 특검은 변호인단이 허위 사실로 수사를 방해하는 정도가 선을 넘고 있다며 변호인에 대한 수사 착수 가능성까지 거론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결국 이 부분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의결 과정, 국회의 계엄 해제안 의결 방해 및 외환 혐의 조사로 넘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경찰이 참여한 오전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서명·날인하지 않았지만, 검사가 조사한 오후 조서에는 서명·날인을 남겼다. 특별히 진술을 거부하지도 않았다.

검찰은 30일 조사를 통해 1차 조사에서 신문하지 못한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혐의와 더불어 기본적 내용만 확인된 국무회의 및 외환 관련 혐의를 재차 신문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피의자의 건강과 진행 중인 재판의 방어권 보장을 고려할 때 매우 촉박한 일정”이라며 출석 기일 변경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