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영 순직해병특검보가 18일 서울 서초구 특검팀 브리핑룸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특검(이명현 특별검사)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연결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지목됐다가 이른바 ‘VIP 격노’ 이후 제외됐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특검은 임 전 사단장과 그 주변 인물에서 시작해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주변 인물로 여러 경로를 통해 ‘임성근 구명 로비’가 연결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중요 시점마다 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당사자 중 확인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임 전 사단장 자택,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자택·의원실·지역사무실, 극동방송 등 10여 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극동방송은 일부 관계자가 대통령실 측과 연락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여기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김 목사는 2021년 당시 대선 후보인 윤 전 대통령에게 안수기도를 해주고, 당선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여러 차례 만났다. 임 전 사단장도 기독교 신자로 알려졌다.

참고인 신분인 이 의원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VIP 격노’, 경찰로 이첩된 사건 회수 등 일련의 과정에서 의심되는 통화 기록이 드러났다. 채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싸고 이 의원이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정 특검보는 이 의원에 관해 “2023년 채 상병 사건 당시 전화 통화나 메시지 등이 확보됐다”며 “이 시기를 전후해 특검이 확인해야 하는 통화가 이뤄져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의원, 극동방송에 대한 각각 압수수색이 “크게 보면 한 덩어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