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극한 호우’로 인한 산사태 등 여파로 10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경남 산청군은 올봄 ‘괴물 산불’로 부침을 겪은 곳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시 피해 규모와 복구 사업 진척 상황이 다시 조명받는다.
20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1일 오후 3시26분 산청군 시천면에서 산불이 시작됐다. 초당 최대 풍속 10~20m를 넘나드는 강풍으로 삽시간에 화마의 기세가 커지면서 같은 달 23일 인근인 하동 옥종면으로, 26일 지리산국립공원 일부까지 집어삼켰다. 이후 특수·공중진화대와 헬기 수십 대가 투입되면서 화재 발생 213시간 만인 같은 달 30일 진화됐다. 이 과정에서 불길에 고립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주민 74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또 ▷산청 2403㏊, 하동 994㏊ 등 산림 3397㏊ ▷주택 28곳▷비닐하우스 등 농축산시설 104곳 ▷농·산림 작물 399ha 등이 불에 타면서 287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경남도는 이번 극한 호우로 인한 산사태와 괴물 산불로 유실된 산림과의 연관성이 현재까지는 적을 것으로 본다. 이번 집중 호우 기간 총 80건의 구조 활동과 인명 피해가 대부분 산불 접경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워낙 피해 범위가 넓다 보니 이제 막 조사를 위한 장비가 투입되기 시작했다”며 “정확한 원인은 현장 조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총 386억 원 규모의 산불 피해 복구 계획을 세운 경남도는 지난달 15일 29곳에 걸쳐 산사태 예방을 위한 임시 조처를 완료한 데 이어 현재 본격적인 재해예방시설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진척도는 20~30% 정도로 연내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에서 열린 산불 피해 주택 착공식을 시작으로 신축을 희망한 20여 가구를 중심으로 한 복구 사업도 차례로 진행 중이다. 이재민 일부는 행정 당국이 마련한 임시 숙소(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 거주하고 있다. 주택 복구비로는 가구당 8000만~9600만 원이 지원된다. 도와 군은 올해 추석 전 모든 피해 주택 복구를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