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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삽시간에 토사가 집들 삼켜…밧줄 매고 고립 주민 구해”

산청 632㎜ 폭우에 전쟁터 방불

현장 처참… 중장비 동원해 실종자 수색

“계곡 보도 떠내려가” “이런 물난리 처음”

진주~산청 국도 끊겨… 복구작업 구슬땀

  •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
  •  |   입력 : 2025-07-20 19:26:0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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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자동차로 못 갑니다. 토사에 뒤덮인 도로를 중장비로 복구 중이라 진입할 수 없어요.”
다리도 끊겼다…끔찍했던 극한호우- 20일 경남 산청군 신안면 옛 문대교가 전날 내린 집중호우로 끊어져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0일 오전 물폭탄이 쏟아져 토사 유출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경남 산청군 산청읍 부리 내구마을. 이곳에서는 중장비가 동원돼 실종자 수색에 여념이 없었고, 전국에서 온 취재진의 차량이 뒤엉켜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아수라장이었다. 이 마을 주민 김삼수(64) 씨는 “아침 일찍부터 세차게 비가 내리더니 삽시간에 토사가 주택 두 채를 덮쳤다. 순식간에 집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너무 처참했다”며 몸서리를 쳤다.

산사태로 70대 남편이 숨지고 60대 부인이 실종된 산청군 단성면 석대마을도 산자락이 무너져 내리면서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됐다. 주민들은 곳곳에 흘러내린 토사와 잔해를 치우느라 분주했다. 마을 인근은 질퍽한 땅과 쌓인 잔해, 여전히 흘러내리는 흙탕물로 인해 발걸음을 내딛기 어려운 상태였다. 주민 권동환(71) 씨는 “집 뒤편 계곡에 보가 5개 있었는데 하나도 남김 없이 전부 떠내려갔다”며 “폭이 5m 남짓이던 계곡이 지금은 30m 가까이 넓어져 논처럼 돼버렸다”며 망연자실했다. 실종자의 한 가족은 “처남 집에 사고가 났는데, 부속 건물은 완전히 무너졌고 본채도 1층까지 토사가 들어차 진입이 어려운 상태”라며 안타까워 했다.

이날 산청읍 부리 내부마을의 주택이 산사태로 완전히 파손된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생비량면 송계마을은 비가 멈추고 물이 빠지면서 마을 도로변이 황토색으로 물들었다. 집 앞에는 가재도구와 전자제품 등이 뒤엉켜 고물상을 연상케 했다. 앞서 이 마을 6가구 10여 명의 주민은 긴급히 대피했으나 미처 대피하지 못한 2명이 고립됐다. 마을 이장이 밧줄을 들고 직접 헤엄쳐 건너 이들을 구조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삼장면 덕교리 서당마을도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산에서 내려온 계곡물이 마을을 덮치면서 8가구가 침수돼 주민들이 인근 펜션으로 대피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마을 이장 김해구(77) 씨는 “이런 물난리는 평생 처음이다. 집과 삶의 터전이 수해를 입어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산청읍 내리마을도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되면서 주민 4명 중 2명은 구조됐지만, 나머지 2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폭우로 산청군에서만 사망 10명, 중상 2명, 실종 4명 등 16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아직 구조·구급 작업이 끝나지 않아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진주~산청 4차선 국도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당국이 이틀째 도로를 완전 차단한 채 복구에 나섰다. 또 산청읍을 연결하는 도로 곳곳이 산사태 복구를 위해 통제되면서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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