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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마진’ 정부 주도 통합 후유증…인구 줄고 현안마다 충돌

부산 원도심 행정통합 재추진 <3> 창원특례시의 실패

창마진 : 창원·마산·진해

  • 백창훈 기자 huni@kookje.co.kr
  •  |   입력 : 2025-07-27 18:57:2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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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가 정책적으로 주도
- 150억 원 재정 인센티브 더불어
- 지자체 출연 연구원도 설립 이점

- 통합추진위 출범 당시 주민 배제
- 시청 신청사·야구장 입지로 갈등
- 15년 지난 지금 지역 정체성 잃어
- 부산 원도심 사례 주민 역할 중요

부산 원도심 4개 구(중·동·서·영도)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행정 개편을 위해 앞선 국내 통합사례를 분석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이를 통해 원도심 통합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시·군 통합과 달리 특별·광역시 자치구의 합구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는 점에서 부산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 지역이 행정통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최근 통합시를 출범한 창원과 청주시의 사례를 분석, 실패와 성공 요인을 찾아 본다.
2010년 7월 창원·마산·진해 3개 시가 통합해 출범한 경남 창원시는 새 시기(市旗)도 만들었다. 게양식 직후 시기를 단 자전거들이 시청을 나서고 있다. 국제신문 DB
■인구 100만 명의 특례시 출범

2010년 7월 창원 마산 진해를 합친 ‘통합 창원시’가 출범했다. 지난달 기준 창원특례시의 인구는 101만6940명이다. 성산구가 24만9674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의창구 21만3437명 ▷진해구 19만2626명 ▷마산회원구 18만1667명 ▷마산합포구 17만9536명 순이다. 통합 이듬해인 2011년 110만7341명에 비해 8.2%(9만401명) 줄어든 수치다. 통합 후 읍·면·동 수는 줄었으나, 오히려 공무원 수는 증가했다. 통합 전 3개 지역에는 62개 읍·면·동이 있었는데, 올해 55개로 11.3%로 감소했다. 반면 공무원 수는 3792명에서 2023년 기준 5241명으로 크게 늘었다. 예산은 통합 전 3개 지역 모두 합쳐 2조2621억 원 이었는데, 올해는 3조771억 원으로 36%가 늘었다.

창마진 통합의 목소리는 1980년 이후 꾸준히 나왔다. 지역주민의 행정수요가 비슷하지만, 행정구역상의 경계 때문에 광역적 행정수요에 통일적으로 대응할 수 없어 이중적인 행정비용이 발생하고 주민 불편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부산의 중구와 동구 역시 북항재개발 매립지를 둘러싼 자치구 경계 문제로 갈등을 빚어 통합의 필요성이 컸다는 측면에서 유사성이 있다.

창마진 통합의 배경에는 역사적으로 ‘한 뿌리’라는 인식도 자리하고 있다. 창원시는 1980년 마산시 의창동과 창원지구출장소를 합쳐 시로 승격했고, 진해시는 1955년 창원군 진해읍이 시로 승격해 탄생했다. 이에 창마진은 한 갈래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행정통합으로 역사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향식 통합의 폐해

통합 창원시 출범은 당시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기초자치단체 통합 정책의 하나로 추진했다. 이에 발 맞춰 제18대 국회는 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초기에 논의했던 통합 대상에는 창마진과 함께 함안군도 포함됐으나, 주민 의견조사에서 3개 지역만 합치는 안의 찬성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 최종 선정됐다. 지역별로 찬성률은 마산이 87.7%로 가장 높았고, 진해(58.7%) 창원(57.3%) 순이었다.

당시 통합 논의가 출범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재정 인센티브 제공이었다. 통합하는 시·군당 50억 원의 특별교부세 재정지원에 따라 통합 창원시는 150억 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통합 전후로 보통교부세 차액도 4년간 보전됐다. 또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의 특례 조치로 지자체 출연 연구원 설립이 가능해져 수원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시정연구원이 설립되기도 됐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 진통과 갈등이 컸다. 하향식 통합의 결과였다. 창원시청 신청사와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야구장 입지 선정 문제가 대표적이다. 신청사 건물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두고 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불만이 나오면서 지역갈등이 생겼고, 박완수 창원시장 시절 결정된 NC 구단의 입지(진해 옛 육군대학 터)를 안상수 시장이 마산종합운동장터로 변경하기로 하자 진해구 지역 시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주민은 의사결정 구조에서 소외됐다. 창원의 통합추진위원회 출범 당시 구성원 중 시민 입장을 대변하는 사회단체 등은 없었다. 주민 입장 반영 등의 통로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의 원도심 통합 논의 당시에도 부산시와 지역 정치인 주도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시민 참여 저조의 문제는 되풀이된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통합

전문가들은 창마진의 통합을 전형적인 실패 사례로 본다. 경남대 조재욱(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행정통합은) 주민과의 소통과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행정 관료들의 주도로 통합이 이뤄지다 보니 정체성과 구심점을 잃게 됐다”며 “통합 창원시가 출범한 지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역에서는 물리적 통합은 완료했지만, 화학적으로 통합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오로지 중앙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통합이 진행되면서 강제성이 높았다. 차라리 통합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며 “창원과 마산 진해가 가진 각각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중앙정부의 행정적 지원도 부족해 통합 이후 오히려 하향평준화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또 “부산 원도심 4개 구는 인구감소에 따라 통합이 불가피하다”며 “그 과정에서 중복된 공유재산 시설들을 과감히 정리해 재정건정성을 확보하는 등 주민의 요구를 반드시 반영, 통합 창원시와 같은 폐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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