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이 불과 4시간여 사이 여자 친구와 지인을 각각 흉기로 살해한 뒤 교량에서 뛰어내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을 암시하는 유서가 발견됐으나 그 동기가 명시되지 않아 경찰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경찰 로고. 국제신문 DB

5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25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과 성산구 귀산동을 잇는 높이 60여 m의 마창대교 주탑 2번 부근에서 50대 A 씨가 투신했다. 그가 당시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해 다리 위 도로변에 차량을 세운 뒤 높이 2m가량의 난간을 넘어섰다.

CCTV 등을 통해 이를 인지한 마창대교 직원은 해경에 곧바로 신고했다. 창원해양경찰은 해상에서 A 씨를 구조했으나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신원 확인 결과 A 씨는 살인 범죄 2건에 대한 유력한 용의자였다. 서랍을 열어보라는 A 씨의 연락에 유서를 발견한 그의 가족은 사고 1시간 10여 분 전인 당일 오후 4시12분에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그의 행적을 쫓고 있었다.

A4 용지 수십 장 분량의 유서에는 살인과 투신을 예고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와 가족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범행 당일 김해시의 한 아파트와 창원시 진해구의 한 빌라에서 숨져 있는 A 씨의 여자 친구 B(50대) 씨와 그의 지인인 C 씨(50대)를 각각 발견했다.

경찰은 사체에는 흉기를 사용한 흔적이 역력한 점 등을 토대로 A 씨가 이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 시간은 각각 당일 오후 1시와 3시로 추정된다. 이들 3명이 모두 사망하기까지 4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 셈이다.

유서에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없는 탓에 경찰은 현재 이를 파악 중이다. 다만 최근 1년간 이들 간의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 범죄 등의 신고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간 채무, 이성 관계 등 갈등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 포렌식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건 관련자가 모두 사망한 상태라 수사에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