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대표적 상징물인 ‘공업탑’ 이전지와 이전 방식을 놓고 시가 고심하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울산 공업탑과 주변 전경. 국제신문DB

5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이 내년 초 본격화된다. 이에 따라 시는 1호선 노선에 포함되는 남구 신정동 공업탑을 어디로 이전할지, 어떤 방식으로 할지를 늦어도 연내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울산 산업화의 상징물이자 지역 대표 조형물인 공업탑을 이전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시는 ▷울산대공원 동문 ▷태화강역 광장 ▷번영로 사거리 등을 공업탑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이 중 울산대공원 동문 광장이 울산연구원 용역에서 상징성과 활용도, 접근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 옥동 울산대공원 동문은 기존 공업탑 위치에서 직선거리로 약 240m 떨어져 있으며,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시민 이용률이 높고, 관광자원화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이전지로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후보지인 남구 삼산동 태화강역 광장은 도심 중심부라는 입지적 강점이 있지만 앞으로 차량기지가 들어설 계획이어서 공업탑까지 추가되면 교통 혼잡을 초래할 수 있다. 남구 번영로 사거리는 울산 도심 진입의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하지만 인근 간선도로 및 상권과의 마찰 가능성, 공사 중 교통 통제 등의 문제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이전 방식도 미정이다. 원형 그대로 이전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공업탑은 이미 일부 부재가 교체된 상태야서 구조적 안정성 확보와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대안으로 탑의 핵심 상징 요소만 선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재 제작’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이 경우 공업탑 본연의 정체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울산의 산업화 역사에다 미래 도시 비전까지 담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업탑은 산업도시 울산의 상징물인 만큼 그 의미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체성과 기능성, 접근성과 문화성까지 아우르는 곳을 찾다 보니 이전지 선정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중 전문가 자문과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이전지와 디자인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