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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구 충무동교차로에서 한 운전자가 우회전 일시 정지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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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부산 금정구 부곡동 한 공사장 인근 도로에서 70대 A 씨가 몰던 레미콘 차량이 우회전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B 씨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B 씨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당시 횡단보도는 보행자 신호였는데요. A 씨는 경찰에서 ‘길을 건너던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①사고 부르는 우회전 통행법
2022년 7월 12일 도로교통법 제27조가 개정되면서 보행자 보호 조항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에서 ‘통행하려고 하는 때’가 추가됐습니다.
2023년 1월 22일엔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면 무조건 일시 정지가 의무화됐습니다. 보행자와 신호 여부에 따라 갈리는 규정 숙지가 어렵다는 것인데요.
개정 도로교통법상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보행자가 있으면 신호와 상관없이 일시 정지 후 보행자가 완전히 건넌 뒤 지나야 합니다. 보행자가 없는 우회전 직전 상황은 전방 교통 신호가 적색이면 정지선에 일시 정지한 뒤 우회전, 녹색은 서행하고요. 보행자가 없고 우회전 직후일 때는 건널목 신호와 상관없이 서행으로 통과합니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다면 녹색 화살표에 우회전합니다. 다만 건널목에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 정지해야 하죠.
도로교통법에 우회전 일시 정지 규정이 생긴 지 2년이 훌쩍 넘었지만, 관련 사고는 오히려 증가 추세입니다.
지난달 31일 부산경찰청은 최근 3년(2022~2024년) 우회전 차량으로 인해 부산에서 발생한 사고가 3123건이라고 밝혔는데요. 같은 기간 사망자는 22명, 부상자는 390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도별로는 ▷2022년 1020건(사망 10명·부상 1266명) ▷2023년 1042건(사망 4명·부상1305명) ▷2024년 1061건(사망 8명·부상 1337명) 등인데요. 2023년 1월 우회전 일시 정지 규정이 담긴 도로교통법 개정이 이뤄진 이후 사고 건수와 인명 피해가 오히려 늘어났죠.
개정 취지가 퇴색한 원인 중 하나로 ‘복잡한 통행 규칙’이 지목됐습니다. 상황별 우회전 방법은 모두 6가지인데요. 경기연구원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600명 중 58.8%는 우회전 통행 방식 변경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고요. 상황별 우회전 방법 6가지를 모두 알고 있는 비율은 0.3%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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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연제구 한 횡단보도 앞에서 우회전 하려는 차량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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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화물차 주의보
특히 우회전 사망 사고 상당수가 화물차에 의해 일어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경찰청이 2020~2024년 발생한 전국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우회전 차량에 치인 사망자 106명 중 30명(28%)이 화물차 때문에 변을 당했는데요.
자동차 특성상 운전석 기준으로 왼쪽보다 오른쪽에 더 넓은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운전자는 좌회전보다 우회전할 때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죠. 시야 사각지대가 더 넓은 화물·특수차 등 대형차는 더 위험합니다.
일반 승용차는 운전자 눈높이가 1.2m 안팎인데, 화물차는 2.3~2.6m로 배 이상 높습니다. 그 결과 승용차의 오른쪽 사각지대는 4m 안팎에 그치지만, 대형 화물차는 8m가 넘기도 하죠. 키가 작은 어린이나 노인이 차량 오른쪽에 가까이 붙어 서 있으면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대형 화물차에 사각지대 감지 장치를 설치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우회전 일시 정지 의무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있고요. 여기에 더해 정부가 복잡한 통행 규칙을 단순 명료하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