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에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관급공사에서도 근로자들이 목숨을 잃은 사례가 잦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강력한 안전 조치와 함께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 건설 공사 현장.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의원(충남 천안시갑)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받은 ‘건설공사안전관리종합망(CSI)’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4년간 10개 주요 공공기관의 공사 현장에서 90건의 사고로 9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발주청별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18건, 한국도로공사 11건, 한국농어촌공사·국방시설본부·서울시 각 9건, 국가철도공단 8건, 인천시 6건, 한국수자원공사·경기도교육청·부산지방국토관리청·부산지방국토관리청·대전지방국토관리청 각 5건 등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7건, 2022년 21건, 2023년 23건, 2024년 19건으로 조사됐다.

공사 구역이 전국으로 퍼져 있는 데다 규모도 큰 LH의 현장에서는 2021년 9건, 2022년 2건, 2023년 4건, 2024년 3건의 사망 사고가 일어났다. 2022년을 제외하고는 연도별 수치가 가장 많았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공사에서는 2021년 4건, 2022년 3건, 2023년 3건, 2024년 1건이 신고됐다.

문 의원은 “관급공사를 발주하는 기관은 책임 의식을 갖고 철저한 안전 관리를 해야 한다”며 “특히 대규모 사업이 이뤄지는 LH와 한국도로공사의 건설 현장에서 연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공사 기간과 비용이 적정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도 공공기관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일반 기업보다 더 정밀한 현장 점검과 적절한 대책 수립 및 시행이 뒤따라야 한다고 언급한다. 안전 관리 분야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지난 15일 발표한 ‘노동 안전 종합 대책’에 중대 재해 발생 공공기관장 해임 근거 마련 등을 포함했다. 이에 LH는 건설 현장 산업재해 예방 비용과 인건비 증가 등에 따른 원·하도급업체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올리기로 했다. 이 비용에는 안전 관련 인건비, 시설비, 안전장비 구입비, 교육비 등이 포함된다. 공사 발주 때 법정 요율에 맞춰 업체에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