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펌프카 붐대 부러지며 인부 덮쳐
- 노동청, 중처법 위반 여부 조사

국내 굴지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 커피’로 승승장구한 JM커피그룹의 공장 신축 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숨져 파장이 이는 가운데 최근 5년간 민간 건설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가 하루 평균 13건 꼴로 확인됐다.

부산 기장군 JM커피그룹 베이커리 공장 건설 현장. 부산 기장경찰서 제공

21일 부산 기장경찰서와 부산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발생한 부산 기장군 JM커피그룹 베이커리 공장 건설 현장 노동자 사망 사건(국제신문 지난 17일 자 온라인 보도)과 관련, 노동청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1시께 기장군 JM커피그룹 베이커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도중 펌프카 붐대가 부러지면서 노동자 A(60대) 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A 씨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 씨는 철근 배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과 A 씨가 맡은 철근 배근 업무는 각각 다른 하청업체 소관이다. 콘크리트 건물은 설계 도면에 따라 정해진 위치에 철근을 배치(배근)하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채워 넣는(타설) 순서로 만들어진다. A 씨는 3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전 철근이 움직이는 것을 막기 위해 결속선으로 철근을 묶는 작업 중이었다. 이때 붐대의 굽은 부분이 떨어져 A 씨를 덮쳤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원청 건설사와 A 씨가 속한 하청업체 등을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우선 원청 건설사는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부산고용노동청은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 사실을 입증할 방침이다. A 씨가 속한 철근 배근 업체는 소규모 업체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기장경찰서는 이와는 별개로 콘크리트 타설 업체를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여부를 조사하고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입증할 경우 경영책임자 등을 입건할 계획이다.

JM커피그룹은 1999년 커피 및 부재료 유통업체로 출발, 대형 공장형 카페를 잇따라 설립하는 등 성장을 거듭했다. 2014년 컴포즈 커피를 탄생시켜 국내 저가 커피 시장 선두를 다투는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지난해 약 3억4000만 달러(약 4700억 원)에 필리핀 식품 대기업 등에 컴포즈 커피를 매각했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6월까지 민간 건설사에서 발생한 산재 승인 건수는 모두 2만94건이었다. 산재에 따른 사망자는 210명, 부상자는 1만988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2846건(사망 33명, 부상 2813명)이 발생했다. 산재 승인 통계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질병 또는 사고가 대부분이지만, 근로자들의 출퇴근 등 현장이 아닌 장소에서 발생한 산재도 5%가량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