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교 출신 ‘전담경찰관’ 이색
- 청문인권담당 일하다 관심 생겨
- 범죄심리학 박사 도전 계획도
“솔직히 처음부터 인권이나 청렴이 관심 분야는 아니었습니다. 억울한 민원인을 만나고, 범죄 피해자의 이야기도 들으며 자연스레 그들을 지원해 줄 방법이나 제도 등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이후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되고 싶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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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 소속 박승호 경장이 피해자전담경찰관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부산 북부경찰서 만덕지구대 소속 박승호(40) 경장은 9일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된 계기에 관해 이렇게 설명했다. 피해자전담경찰관은 강력범죄 등으로 인한 피해자의 신속한 회복을 돕기 위해 범죄 발생 초기부터 위기 개입 활동을 하는 경찰관이다. 주로 피해자에게 ▷신변 보호 ▷경제적 도움 ▷심리적 도움 ▷법률적 도움 ▷형사 절차상 권리 안내 등을 한다. 2015년부터 도입돼 부산경찰청도 2016년부터 특채로 뽑기 시작했다. 현재 부산에는 박 경장을 포함해 21명이 활동 중이다.
박 경장은 지난 8월 임용된 새내기 경찰관이다. 불혹의 나이에 경찰이 된 그는 원래 군인이었다. 대학 시절 학생군사교육단(ROTC)을 마치고 강원도 최전방 양구군 일대에서 장교로 임관했다. 7년간 근무 뒤 육군 대위로 전역했는데, 당시 집안의 어르신 권유로 사업을 함께하자는 제안 때문이었다. “군 시절 중위부터 대위 때까지 부대 내에서 군 상담관으로 임명돼 고충 있는 여러 병사를 상담했습니다. 그게 인권이란 분야에 관한 저의 첫 관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군 전역을 택하면서 자연스레 또 멀어지긴 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저의 뇌리에 계속 맴돌았고 결국 다시 공직으로 가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가 발견한 것은 광주경찰청에서 청문인권담당 공무직 공무원을 뽑는다는 공고였다. 경찰이 아닌 행정직이었지만 그가 꼭 해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했다. 그의 주된 업무는 경찰 인권 보장과 청렴에 관한 업무와 더불어 시민의 인권 보장 활동이었다. 청렴과 인권은 조금은 달라 보이지만 그는 결코 다른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청렴과 인권은 아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청렴은 공직 권한을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해 행사하도록 하는 덕목이고, 인권은 그 공익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권력남용을 방지하고,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고, 친절하게 봉사하는 것 모두가 인권과 청렴의 접점에 있습니다.”
청문인권담당을 하면서 옆자리에서 근무하는 피해전담경찰관과 억울한 민원인도 만나고, 범죄 피해자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경찰이 되고 싶었다. 대학에서 전공한 법학과 경찰행정학 대신 심리학 학·석사를 다시 땄다. “3년간 공무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육아와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는 아이가 2명이었고 최근에 또 1명이 늘어 3명입니다. 일은 일대로 하고 아빠의 역할도 하면서 공부도 함께 해야 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끝까지 해낼 것이라 다짐했고, 인내심을 가지고 버텼습니다.”
지금은 당당히 피해자전담경찰관이 돼 일선 현장 지구대에서 근무 중이다. 6개월간 실습 후 또다시 북부서로 이동해 6개월간 근무를 한다. 이후 5년 동안 의무복무를 하게 된다. “앞으로 열심히 준비해 범죄심리학 박사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피해자 보호 업무와 더불어 범죄 프로파일링 분야에서 제 능력을 펼쳐보고 싶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전문성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경찰관으로 피해자 옆을 지켜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