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 생계형 범죄 두드러져
- 초고령사회 빈곤 안전망 절실
초고령화 시대에 사회적 역할을 상실한 노인이 범법자로 전락한다. 특히 절도 등 생계형 범죄 증가율이 눈에 띄는데, 전문가는 노후 사회안정망을 촘촘히 구축해 노인범죄를 예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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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이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국제신문DB |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부산 금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령층의 절도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71세 이상 절도범은 2020년 9624명에서 지난해 1만6223명으로 68.5%나 뛰었다. 61세 이상은 2만3141명에서 3만4185명으로 47.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60세 이하 절도범이 7만6605명에서 6만6691명으로 12.9%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전체 절도범도 2020년 9만9746명에서 지난해 10만876명으로 1.1%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절도범 가운데 61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23.2% ▷2021년 28.7% ▷2022년 30.4% ▷2023년 30.8% ▷2024년 33.9% 등이다. 고령 절도범 중에서도 71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41.6%에서 지난해 47.5%로 5.9%포인트 올랐다.
전체 범죄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발생한 전체 범죄 피의자 가운데 60대 이상 비중(18.8%)이 처음으로 20대(18.3%)를 넘어섰다. 60대 이상 피의자 비율은 2014년 8.8%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배 이상 증가했다. 살인범죄도 60대 이상 피의자가 전체의 23.2%를 차지했다. 이들 상당수는 무직(65.9%)으로, 초범이 많아 경제적 어려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노인범죄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 은퇴 이후 경제적 빈곤 상태에 처한 고령층의 사회적 역할 상실을 꼽는다. 이들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노후 경제설계와 고령 범죄자 재범 방지체계 등 사회안정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보다 앞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기소유예제도 등을 통해 고령 피의자를 조기에 복지 지원으로 연결하는 ‘입구지원’과 전국에 지역생활정착지원센터를 설치해 출소 전후 생활·의료·주거를 지원하는 ‘출구지원’을 시행 중이다.
백 의원은 “경제활동이 어려운 71세 이상의 절도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생계형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사회안전망 부재를 드러내는 신호다. 사회적 고립이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경제적 지원과 일자리 제공, 노후 경제설계 교육, 재범 방지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대 라광현(경찰학과) 교수는 “노인범죄 증가가 생계적 측면인지, 치매 등 보건적 문제 때문인지 원인을 정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더불어 고령층이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하도록 돕는 노후 사회보장 서비스를 마련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