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조망권 침해 단정 어렵고
- 녹지 많아 유원지 목적도 부합”
2013년 폐장한 도심 놀이동산 ‘미월드’가 자리했던 부산 수영구 민락유원지에 생활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두고 “광안리 조망권을 사유화한다”며 인근 주민이 낸 소송이 기각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일반시민의 휴양 공간인 유원지에 숙박시설이 생겨선 안 된다고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산책로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함께 만들어질 예정인 점을 들어 주민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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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수영구 옛 미월드 부지 생활형 숙박시설 건설 현장 전경. 국제신문 DB |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행정1부(천종호 부장판사)는 옛 미월드 인근 아파트 주민이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민락유원지(9만3891㎡) 숙박시설 조성사업 도시계획 실시계획인가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해당 생활숙박시설은 유원지 내 2만5397㎡ 부지에서 추진 중이다. 건물 총 2동으로, 지하 3층 지상 42층 최고 높이 162.95m 규모다. 2020년 2월 티아이부산PFV가 시행사로 지정된 뒤 지난해 6월 실시계획이 나면서 본격화했다.
일대 주민은 생활숙박시설 건립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유원지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기존 아파트는 조망을 침해당할 뿐더러, 생활숙박시설이 광안리 전망을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부산시민 모두가 두루 이용해야 할 유원지에 숙박시설 같은 투숙객만을 위한 공간이 들어서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인근 주거 환경을 위한 조처 등 수영구 건축심의위원회와 경관위원회가 시행사에게 요구한 사항도 지켜지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반면 재판부는 사업이 유원지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봤다. 국토계획법상 유원지는 ‘주민복지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치하는 오락·휴양 시설’이다. 숙박시설은 회원제 등 일반시민의 부대시설 이용을 막는 방식이 아니라면 허용된다. 재판부는 해당 시설이 회원제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볼 근거가 없고, 산책로·녹지·조경시설처럼 시민도 누릴 만한 시설이 포함됐다고 짚었다. 관광수익 창출 사업을 넘어 복지 향상에 도움되는 사업이라 판단한 것이다. 생활숙박시설 부지 면적이 유원지의 27%에 그치는 점도 고려됐다.
또 재판부는 시행사가 아파트 주민 등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설명회를 열어 일조권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원래 3개 동을 세우려던 계획을 바꿔 2동으로 줄였고, 사업지와 아파트의 거리도 기존보다 더 떨어트리는 등 실질적 조처도 뒤따랐다고 봤다. 이런 점들을 토대로 재판부는 “생활숙박시설 건물 신축으로 인해 원고를 비롯한 아파트 주민의 일조권·조망권에 발생하는 제한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업 설계는 수영구의 세 차례 심의를 거쳐 허가됐다. 이후 실시계획 인가권을 가진 시는 도시공원일몰제로 2027년 1월 유원지 내 개인 땅이 난개발을 일으키기 전에 이곳을 조성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사업자 측 공공기여를 늘리는 조건으로 사업을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