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 오후 1시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교차로 인근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교통사고 현장. 부산경찰청 제공

지난 8월 부산에서 시내버스가 횡단보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덮치면서 4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는 운전기사가 제동장치 대신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났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시내버스 운전기사 A(60대)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8월 10일 오후 1시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교차로 인근을 주행하던 중 초록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을 덮쳐 60대 보행자 2명을 숨지게 하고 30대 오토바이 탑승자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A 씨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사고를 피하기 위해 원래 버스 노선이 아닌 초읍 방면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밝힌 바 있다. A 씨는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 상태는 아니었다.

경찰은 차량 결함 여부 등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고버스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사고버스의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기계적 결함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씨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사고 당시 버스의 가속 페달은 최대로 작동한 반면, 브레이크는 조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차량 블랙박스와 CCTV 영상에도 차량 결함을 의심할 만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와 주변 CCTV·블랙박스 사고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차량 결함이 아닌 버스기사의 운전 부주의에 의한 교통사고로 최종 판단했다”며 “버스기사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