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 부산 송정바다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동시 ‘섬집아기’의 기념비(사진) 건립이 완료됐다.

‘섬집아기 시비 건립 추진위원회’와 송정동개발위원회는 지난 18일 송정해수욕장 죽도공원 일대에서 섬집아기 시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시비는 높이 1.6ｍ 가로 1.38ｍ로, 화강석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기념비 상부는 동시에 나오는 내용처럼 아기가 누워 잠자는 모습에 어머니가 머리에 소쿠리를 이고 굴 따러 가는 모습이 형상화됐다. 하부는 고 한인현 선생의 이름과 함께 동시 전문이 수록됐다. 특히 시비는 한 선생이 영감을 받은 것처럼 송정바다를 배경으로 세워졌다.

앞서 지난해 말 섬집아기가 송정바다를 배경으로 지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민을 중심으로 시비 건립이 추진됐다. 송정동개발위원회는 추진위 발족에 이어 자체 기금 등으로 시비 건립 예산 5000만 원을 투입했다.

이들은 한 선생의 장남 영일 씨에게서 ‘섬집아기는 1946년 1월께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굴을 따는 아낙네를 보며 지은 시가 맞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기도 했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라는 노랫말로 유명한 섬집아기는 1946년 10월 ‘문들레(민들레)’라는 동시집에 실려 세상에 발표됐다.

최대현 송정동개발위원회 대표는 “섬집아기 백일장 대회를 매년 가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인현장학회장을 맡고 있는 한영일 씨는 “아버지의 동시를 시비로 마주하니 정말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