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 의료진 계속 이탈 악순환
- 이번달 급여 절반 가량만 지급
- 외부기관서 40억 추가 차입 추진
- 부산시 “상황 파악 뒤 적극 대처”
부산시 산하 공공의료기관인 부산의료원이 재정난으로 이번 달 직원의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을 하면서 줄어든 환자 수를 회복하지 못해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부산시 부산의료원 등에 따르면 이날 의료원 직원에게 예정된 월급 중 절반가량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후 경영난을 계속 겪어오면서 상여금이나 수당이 밀린 적은 있지만 월급이 절반만 들어온 것은 이례적이다.
의료원의 재정난은 코로나19 전후로 뚜렷해졌다.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실에 따르면 의료원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병상가동률 81.7%, 입원환자 수는 16만 명이었는데, 2020~2022년 평균 병상가동률은 34.6%로 뚝 떨어졌다. 2023년과 지난해 각각 38%, 38.9%로 소폭 상승했으나 2019년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사이 매출도 급락했다. 의료원 적자도 늘어 ▷2022년 36억8600만 원 ▷2023년 178억5000만 원 ▷2024년 179억48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대학병원 등이 코로나19 전담 병원 역할을 외면할 때 의료원은 국가 정책에 따라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팬데믹 사태가 종료되자 기대만큼 환자 수가 회복되지 않았고,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우수 의료진 확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결국 또 환자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난달 기준 의사 정원은 98명인데, 실제론 73명만 근무 중이다. 전문의는 정원 대비 7명 모자란 55명, 전공의는 22명 모자란 14명이 근무한다. 진료과장은 매년 의료원을 떠나는 상황이다. 지난해 14명에 이어 올해는 9월까지 6명이 사직했다.
시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미 외부 기관에 빌린 금액도 100억 원에 달한다. 시가 이를 보전하기로 하고, 올해 의료원 출연금도 86억8400만 원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88억 원 증액해 총 174억 원으로 늘렸지만 결국 월급 부족 사태를 맞았다.
보건의료노동조합 정지환 부산의료원지부장은 “공공의료기관이라 민간 병원처럼 비급여 치료 등을 남발하지 않고 공익에 따라 운영된다. 코로나19 때 발생한 재정난이 회복되지 못하는데 공공의료의 구조적 문제까지 겹쳤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시나 정부가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세용 부산의료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지방의료원은 지방 필수 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최근 재정적 압박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10월 추가로 40억 원을 차입하기 위해 부산시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한 뒤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증액된 출연금으로 연말까지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