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눈높이 사설] 국가 전산망 화재, 나라 컴퓨터가 멈춘 날

2025년 9월 29일 23면 참고

  • 감민진 가야초 교사
  •  |   입력 : 2025-10-21 18:30:18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26일 밤, 대전에 있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라는 곳에서 큰 불이 났다. 이곳은 나라의 중요한 컴퓨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주민등록증 확인, 정부24, 국민신문고, 119문자 신고 등과 같은 서비스를 운영한다. 그런데 리튬이온배터리를 옮기던 중 폭발이 발생했고, 불은 무려 22시간이나 타고 나서야 꺼졌다. 이 불로 정부 전산 시스템 647개 중 96개가 탔고, 나머지 시스템도 멈춰 전국의 행정 서비스가 마비됐다. 병원에서 신분을 확인하지 못해 진료가 늦어지고, 우체국 업무나 민원 처리도 중단되는 등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화재는 단순한 기계 고장이 아니라, 사람의 실수로 생긴 사고(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작업자들이 전원을 완전히 끄지 않은 채 배터리를 분리하다가 불꽃이 튀면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증언이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로, 잘못 다루면 폭발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위험을 알고도 조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2년 전에도 같은 곳에서 전산 장애가 있었다. 그때도 며칠 동안 정부와 지자체의 업무가 멈췄다. 나라의 전산망은 사고가 나더라도 다른 서버가 대신 작동해야 하지만, 이번에도 대체 시스템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국민은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느냐”며 분노했다.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 화재로 그 약속이 무색해졌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빨리 시스템을 복구해 국민 피해를 줄이는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복구로 끝내서는 안 된다. 리튬배터리의 위험성에 대한 대책도 꼭 필요하다. 정부와 기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작은 부주의가 나라 전체를 멈추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진정한 ‘디지털 강국’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 어린이 사설 쓰기

2025년 여름, 부산에는 밤새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이 되자 하늘은 잿빛이 됐고, 천둥 소리가 가까워졌습니다. 보통이라면 휴대전화에 ‘기상청 호우주의보 안내문자’가 와야 했지만, 그날은 아무런 알림도 오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가는 길, 하천 근처 도로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지훈이는 우산을 쓰고 걷다 미끄러질 뻔했고, 근처에서 출근하던 어른들도 갑자기 불어난 물에 놀라 발길을 돌렸습니다. 학교 방송도 평소와 달리 조용했습니다. 알고 보니 국가재난정보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작동을 멈춘 것이었습니다. 전날 밤, 전산 서버 일부가 폭우에 침수돼 데이터 전달이 끊긴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비상대피 안내방송이 늦게 나갔고,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하던 학생들은 선생님이 직접 판단해 교실로 대피시켰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 괜찮나요?”라는 전화를 계속 걸었습니다. 하지만 통신망이 불안정해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날 오후, 재난 시스템이 복구되고 나서야 ‘부산지역 호우경보 발효, 침수우려지역 대피 바랍니다.’라는 문자가 뒤늦게 도착했습니다.

아이들은 말없이 휴대폰을 봤습니다. 지훈이는 그날 일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기계는 빠르지만 완벽하지 않다. 경보가 울리지 않아도 우리가 스스로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재난은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 후 학교는 매달 ‘재난 알림이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 모의훈련’을 하기로 했습니다. 학생들도 안전신문고 앱 외에 오프라인 비상연락망과 대피장소지도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비로소 모두가 깨달았습니다. ‘재난 정보는 중요하지만, 사람의 준비가 더 중요하다.’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또 ‘기계가 멈추더라도,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찾아보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5. 5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10. 10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6. 6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7. 7‘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8. 8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9. 9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0. 10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6. 6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생계…병원비 부담에 치료 막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