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조성된 대체 서식지 10곳 중 7곳 이상이 ‘단순 이주’ 수준의 공간 마련에 그치고 사후 유지·관리도 부실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 여파로 멸종 위기종 등 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면, 번식·서식·이동할 수 있는 유사 환경을 인근에 마련해주는 취지와 다른 결과다.
26일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올해 초 발간한 ‘대체 서식지 조성 및 관리 개선 방안 마련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 만들어진 대체 서식지는 263곳이다. 그러나 훼손된 면적만큼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는 곳은 26%에 그친다. 반대로 다른 인공 서식지나 자연 서식지로 생물을 단순 이주한 비율이 74%에 달한다.
단순 이주 이후에도 대체 서식지는 방치되다시피 했다. 생태 전문가들은 관련 포럼에서 “대체 서식지가 오히려 개발 사업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역할로 전락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대체 서식지 조성은 ‘실패의 학문’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다. 특히 생태적 접근을 우선하는 것이 아닌 토목·조경 분야의 관습적 방식이 실패를 부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맹꽁이가 서식할 습지를 만들면서 아파트 단지 내 인공 연못을 놓는 조경석으로 둘러버리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동아대 조경학과 조동길 교수는 “우리나라 대체 서식지는 90%가 실패했다는 결과가 나올 정도”라며 “생태적 지식에 기초해 시작해도 이후 설계와 토목 공사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실패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생태적 가치를 일관되게 반영할 컨트롤 타워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