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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구호품으로 명절선물 돌렸나…산청군농협 의혹 ‘발칵’

노조 “조합장이 사적으로 유용”…굴비·송편, 반년넘게 창고 방치

  • 김용구 기자 raw720@kookje.co.kr
  •  |   입력 : 2025-11-10 19:10:4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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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의원들에게 천일염 배포 논란
- 경찰 고발·중앙회에 감사 촉구

경남 산청군농협 조합장이 8개월 전 발생한 대형 산불로 전국 각지에서 보낸 구호품 일부를 이재민에게 전달하지 않고,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영상을 확보한 노조는 이를 경찰에 고발하는 동시에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특별 감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산청 산불 구호품 일부가 산청군농협 모 지점 저온창고에 방치되고 있다. 노조 제공
1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부울경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언론사를 통해 산청군농협 모 지점 인근 골목에 설치된 CCTV 녹화분 캡처 사진 다수가 공개됐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일 촬영된 해당 사진에는 지난 6월 전남 완도군농협이 기탁한 김 등 수산물 세트를 ‘1호 차량’으로 불리는 A 조합장의 관용 차량에 옮겨 싣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직원들은 ‘산불 재해 지역 위문품 전달’이라고 쓰인 외부 박스에서 해당 상품을 꺼낸 뒤 각각 문구가 확인되지 않은 스티커를 붙였고, A 조합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노조 측은 이런 식으로 상당량의 구호품이 명절 선물로 둔갑, A 씨의 지인 등 다수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와 함께 노조 측은 A 조합장은 같은 달 16일 산청군농협 임시대의원회에 참석한 대의원과 이사 등 100여 명에게 전남 남신안농협이 보낸 천일염을 기념품으로 제공한 정황도 확보했다. 당시 본점 창고에 있던 천일염 박스 겉면에 10여 개 지점과 사업장 명칭을 각각 적어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다 지난 4월 전남 굴비농협이 제공한 굴비와 송편 등 구호품 일부는 6개월이 넘도록 모 지점 저온창고에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이런 행위가 업무상 횡령·배임에 해당하거나 기부 행위를 금지하는 위탁선거법과 농업협동조합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12일 A 조합장을 경남경찰청에 고발할 계획이다. 또 같은 날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재발방지 마련 대책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해당 노조는 지난달 31일 산청군농협 본점 앞에서도 회견을 개최, A 조합장을 상대로 불법 겸직과 하나로마트 정육코너 유착 의혹 등을 제기한 상태다. 지역 농협과 경쟁 관계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연매출이 80억 원 상당의 직영 매장을 임대로 전환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의 핵심이다. A 씨는 현재 해당 법인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의혹은 군농협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농협중앙회는 조합장의 불법행위로부터 농협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취재진은 A 조합장에게서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 등으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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