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의원들에게 천일염 배포 논란
- 경찰 고발·중앙회에 감사 촉구
경남 산청군농협 조합장이 8개월 전 발생한 대형 산불로 전국 각지에서 보낸 구호품 일부를 이재민에게 전달하지 않고,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영상을 확보한 노조는 이를 경찰에 고발하는 동시에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특별 감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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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 산불 구호품 일부가 산청군농협 모 지점 저온창고에 방치되고 있다. 노조 제공 |
1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부울경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언론사를 통해 산청군농협 모 지점 인근 골목에 설치된 CCTV 녹화분 캡처 사진 다수가 공개됐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일 촬영된 해당 사진에는 지난 6월 전남 완도군농협이 기탁한 김 등 수산물 세트를 ‘1호 차량’으로 불리는 A 조합장의 관용 차량에 옮겨 싣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직원들은 ‘산불 재해 지역 위문품 전달’이라고 쓰인 외부 박스에서 해당 상품을 꺼낸 뒤 각각 문구가 확인되지 않은 스티커를 붙였고, A 조합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노조 측은 이런 식으로 상당량의 구호품이 명절 선물로 둔갑, A 씨의 지인 등 다수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와 함께 노조 측은 A 조합장은 같은 달 16일 산청군농협 임시대의원회에 참석한 대의원과 이사 등 100여 명에게 전남 남신안농협이 보낸 천일염을 기념품으로 제공한 정황도 확보했다. 당시 본점 창고에 있던 천일염 박스 겉면에 10여 개 지점과 사업장 명칭을 각각 적어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다 지난 4월 전남 굴비농협이 제공한 굴비와 송편 등 구호품 일부는 6개월이 넘도록 모 지점 저온창고에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이런 행위가 업무상 횡령·배임에 해당하거나 기부 행위를 금지하는 위탁선거법과 농업협동조합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12일 A 조합장을 경남경찰청에 고발할 계획이다. 또 같은 날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앞에서 재발방지 마련 대책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해당 노조는 지난달 31일 산청군농협 본점 앞에서도 회견을 개최, A 조합장을 상대로 불법 겸직과 하나로마트 정육코너 유착 의혹 등을 제기한 상태다. 지역 농협과 경쟁 관계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연매출이 80억 원 상당의 직영 매장을 임대로 전환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의 핵심이다. A 씨는 현재 해당 법인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의혹은 군농협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농협중앙회는 조합장의 불법행위로부터 농협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취재진은 A 조합장에게서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휴대전화 등으로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