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우산·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국제신문 공동기획
“쟤는 왜 말을 못해? 이상해” 친구의 말에 한서율(가명8세) 군은 눈을 피했다. 잠시 뒤 울음을 터뜨리며 친구를 밀친다. 언어 표현이 어려워 감정을 말로 풀지 못한 채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다.
서율 군의 어머니는 이혼 후 시설에 입소해 홀로 세쌍둥이와 막내까지 네 명의 자녀를 혼자 키워내고 있다. 서율 군을 비롯한 세쌍둥이 모두 언어발달 지연을 보였고 올해 초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는 주 4일 이상 병원을 오가야해 생활고를 겪고 있지만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서율이는 인지 이해력과 정서조절에서도 어려움을 보인다. 단어 선택이 부정확해 대화가 자주 끊기고 학교에서는 “바보야” “이상해”라는 말을 듣고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꾸준한 치료를 하고 있지만 낯선 상황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등의 행동을 반복한다. 전문가는 이를 단순한 버릇이 아닌 언어장애와 지적장애가 맞물린 2차적 정서문제로 진단한다. 한 전문가는 “언어 표현이 제한된 아동은 감정을 언어로 해소하지 못해 공격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언어·심리치료를 병행해야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과 자존감을 함께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양육비 지원, 친척의 경제적 도움도 없이 수급비와 수당만으로 치료비와 생계비를 감당해야 해 치료를 지속하기 쉽지 않다. 반복되는 의료비 지출로 부채가 생겼고, 다른 지출을 최소화하며 치료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네 아이의 식비만으로도 이미 바듯하다. 서율이 어머니는 “치료비를 생각하면 막막하지만 그렇다고 치료를 멈출 순 없다”며 “종종 아이가 스스로 단어를 만들어내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다시 힘이 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서율이처럼 언어·인지·정서영역이 복합적으로 지연된 경우 치료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초기에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치료가 중단되면 쉽게 재발하기 때문이다. 치료사는 “언어는 단순한 말하기 능력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핵심 도구”라며 “꾸준한 언어치료가 서율이 같은 아동의 성장 경로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31일자에 소개된 오현민 군에게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와 초록우산 부산지역본부의 도움으로 감각통합치료비가 지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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