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시민단체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해 ‘심야·365일 배송’ 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택배노동자 과로방지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야·휴일배송 규제로 택배노동자의 건강·휴식권을 보장하고, 수입감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9월 여당과 정부, 택배사, 택배노동자가 참여하는 3차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가 출범했다. 앞서 1, 2차 합의에서 분류작업과 노동시간 규제가 이뤄졌고, 이달 말 열리는 3차 합의에서 심야배송과 365일 배송 구조 개선 논의가 오가고 있다.

현재 택배노조는 초심야시간(0~새벽 5시) 배송제한과 주간 연속근무제 도입을 뼈대로 하는 의견서를 사회적 대화기구에 제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 의견서가 새벽배송을 폐지하는 것으로 왜곡되면서 소비자의 편익을 침해하고, 택배기사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노총과 민주당 정권의 ‘새벽배송 전면 금지’ 추진은 많은 국민의 일상을 망가뜨릴 것이다.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권용성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은 “새벽배송을 전면 금지하자는 게 아니다”며 “오전 5시 출근조를 운영해 새벽배송 자체는 유지된다. 택배노동자가 더 이상 과로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새벽배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지부장은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플랫폼노동 확산으로 야간에만 일하는 노동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야간노동이 2급 발암물질에 해당한다는 의학적 결론이 이미 내려져 있다. 이를 최소화하는 게 무엇보다 절박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야간노동이 사고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오전 근무보다 저녁 근무 시 사고 발생 위험이 18.3%, 야간 근무 시 30.4% 증가한다”며 “연속 야간 근무를 할 경우 사고 위험은 첫날 기준으로 둘째 날에는 6%, 셋째 날은 17%, 넷째 날은 36%로 2배씩 증가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