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검장 수원 이정현·광주 고경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여파로 사임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의 후임으로 박철우(사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 임명됐다.

법무부는 검사장급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해 박 검사장을 21일 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이재명 정부 출범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반부패부장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때엔 대구고검 검사, 부산고검 검사 등을 지내며 한직을 돌았다. 원래 그는 특수통이다. 울산·광주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역임했다.

박 검사장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국면에서 대검 반부패부장으로서 지휘선상에 있었다. 그는 대장동 사건 1심 선고 뒤 법무부로부터 ‘신중 검토 필요’ 의견을 전달받곤 항소를 계획하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재검토 지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 포기 사태 이후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의 지휘를 수용하지만, 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 검사장 이동으로 빈 대검 반부패부장에는 주민철 서울중앙지검 중경2단 부장검사가 승진 임용됐다. 정용환 서울고검 감찰부장도 대검 검사급으로 승진해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보임됐다. 그는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던 2021년 무렵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1부장으로서 유동규 김만배 등을 기소한 ‘1차 수사팀’이다. 그는 항소 포기 사태를 두고 “1차 수사팀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당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2차 수사팀을 의식한 바 있다. 정 차장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팀의 연어·술 파티 의혹도 수사 중이다.

공석이던 수원고검장에는 이정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발령됐다. 지난 14일 사의를 밝힌 송강 광주고검장 자리에는 고경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신규 보임됐다.

이번 인사로 항소 포기 사태 약 열흘 만에 검찰 지휘부가 새로 꾸려졌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서울중앙지검장 사직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결원을 충원해 검찰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고, 그와 함께 대검 검사의 인적 쇄신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항소 포기 사태 여파가 지속 중인 가운데 박 검사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한 점은 집단 반발을 주도한 검사장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