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산불, 7월 수해 등 대형 자연재해를 잇따라 겪은 경남도가 내년부터 ‘도민 안전보험’을 도입한다. 시군별로 상이한 보장 항목과 최소 보상액의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확대하는 게 골자로, 도민 일상 회복을 돕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경남도. 국제신문 DB

경남도는 2026년도 예산안에 도민 안전보험 사업비 6억5000만 원을 편성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도가 정부에게 지원받은 소방안전교부세를 활용해 도내 18개 시군이 운영하는 안전보험 예산의 30%를 추가 지원하고, 이를 토대로 보장 항목과 보상 한도를 늘리는 사업이다. 각 시군은 올해 현재 기준 창원 3억 원, 김해 2억 원, 남해 1억7000만 원 등 모두 21억6900만 원 상당의 안전보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는 도민 누구나 최소한의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자연재난 사망 ▷사회재난 사망 ▷화재·붕괴·폭발 사망 ▷화재·붕괴·폭발 후유장해 ▷익사 등 5개 항목을 시군이 가입해야 할 추천 보장항목으로 선정했다. 이 중 ▷자연재난 사망 ▷사회재난 사망 ▷화재·붕괴·폭발 사망 등 3개 항목은 보상 한도를 2000만 원 이상으로 상향한다. 현재 이들 항목은 각각 7개, 11개, 6개 시군에서 한도가 1000만 원에 머물고 있다.

또 보장 한도가 500만 원에 그치거나 아예 가입돼 있지 않은 시군도 일부 있는 ▷화재·붕괴·폭발 후유장해 ▷익사 등 2개 항목은 1000만 원 이상으로 높인다. 도는 이런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시군의 경우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상해 보상금 ▷가스사고 사망·후유장해 등 행안부가 권고하는 37개 보장항목을 추가하거나 한도를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도는 각 시군, 보험사 등과 협의해 보장 항목에 온열·한랭 질환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남에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둔 도민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가입 절차나 보험료 부담 없이 자동으로 이런 혜택을 누린다. 도내 모든 등록 외국인도 지난해 9월 제정된 ‘경남도 도민안전보험 지원조례’에 근거해 지원받을 수 있다. 사고 또는 재해 발생일로부터 3년 내 주민등록 기준 시군에서 가입한 보험사에 청구하면 된다. 개인 상해보험과 함께 중복 수령할 수 있고, 전국 어디에서 사고를 당해도 보장받을 수 있다. 다만 만 15세 미만은 상법에 따라 사망 보험 가입이 제한된다.

도는 오는 12월 도의회 예산 의결 후 이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도내 시군이 61억300만 원 상당의 안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기간 4만5406건을 신청, 도민이 보험금 64억6900만 원(106%)을 받은 것으로 조사돼 사업 효과가 작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천성봉 도 도민안전본부장은 “앞으로 도민안전보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