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이모’로 통한 옆집 이웃과 함께 아들의 팔다리를 묶어 가혹하게 체벌하다 아들의 목숨까지 끊고 만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에 처했다.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는 20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0대)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12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관련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1월 3~4일 부산 남구 용호동 자택에서 아들 B(17) 군을 결박해 7시간가량 때려 외상성 쇼크 등으로 숨지게 혐의를 받았다. 또 2022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옆집 이웃 C(여·40대)씨와 함께 B 군을 여러 차례 학대해 살해한 혐의도 있다. A, C 씨는 숨진 B군 외에도 여동생 D 양도 결박해 끓는 물을 붓는 등 공동으로 학대하기도 했다.

C 씨는 A 씨 모자의 이웃으로 옆집에서 공부방을 운영했다. A 씨는 4~5년 전부터 C 씨에게 아들과 딸의 공부를 맡겼다. 그때부터 C 씨는 ‘이모’로 불리는 등 이들 가족과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 C 씨는 B 군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본성이 나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아들을 강하게 체벌할 것을 요구했다.

A 씨는 일주일에 2~3차례씩 나무 막대기 등으로 B 군을 주기적으로 때렸다. 폭행 탓에 B 군은 2023년 급성 심부전증을 앓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B 군 사망 하루 전인 지난 1월 3일 오후 6시께 A 씨는 C 씨와 통화하며 “죽자고 때려 정신을 차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C 씨는 “묶어라, 정말 반 죽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A 씨는 B 군의 팔과 다리를 묶고 입을 테이프로 막은 뒤 7시간 가량 폭행했다. 폭행하는 과정에서 A 씨는 B 군의 허벅지와 무릎에 뜨거운 물을 붓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C 씨에게 심리적으로 지배돼 그의 말을 따라야만 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해왔다. 범행을 저지른 것도 평소 아들이 불량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C 씨의 영향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