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날아 와 고성 들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독수리떼. 국제신문DB

국내 최대 독수리 월동지인 경남 고성군이 몽골에서 3000㎞를 날아 온 겨울손님 독수리 맞이에 분주하다. 올해도 몽골 독수리가 고성읍 기월리 들녘에 둥지를 틀어 생태 관광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고성군은 몽골에서 찾아온 독수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고성읍 기월리 들녘에서 ‘독수리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오는 22일부터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내년 2월까지 운영되는 생태체험은 매주 화 목 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독수리 탐조, 먹이 주기, 생태 알아보기, 독수리 촬영 등을 즐길 수 있다. 모든 과정은 생태관광 지도사가 직접 진행한다. 오전 11시께 수백 마리의 독수리가 거류산·연화산·천황산 등 잠자리 터에서 날아와 먹이를 먹기 위해 기월리 들녘으로 활공해 내려앉는 장관은 참가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이 생태체험은 2020년 시작된 이후 2022년까지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태녹색관광 육성사업 지원으로 추진됐다. 2003년부터는 군 자체 사업비로 독수리의 보존과 관리를 이어오면서 겨울철 대표 생태 관광으로 자리 잡았다.

앞서 군은 1997년부터 고성 들녘을 찾은 독수리에게 먹이를 제공해 왔다. 이 때문에 기월리 들녘은 ‘독수리 식당’으로 불린다.

고성생태관광협회가 주최하는 ‘제6회 고성독수리 생태축제’는 다음 달 6~7일 이틀간 기월리 생태체험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몽골인의 날’ 특별행사를 마련해 지역 축제를 넘어 한·몽 문화교류와 글로벌 생태관광의 장으로 도약한다. 축제는 망원경을 활용한 야외 독수리 탐조, 독수리 비행기 종이접기, 몽골 춤 및 악기 공연, 몽골 전통의상 체험, 몽골 전통음식 등 다양하다.

천연기념물 제243-1호인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가 서식하는데, 매년 2000여 마리가 월동을 위해 몽골에서 북한을 경유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개체인 800여 마리가 고성 들녘을 찾는다. 3000㎞ 긴 하늘을 비행하는 이 여정은 20일에서 한달가량 이어지는 대장정이다. 고성에서 겨울을 보낸 독수리는 3월께 압록강을 거쳐 험난한 고비사막을 넘어 몽골로 돌아간다.

고성군 김영국 관광진흥과장은 “먼 길을 날아 온 독수리들이 만들어 내는 겨울 장관과 더욱 풍성하게 마련된 독수리 생태축제를 즐기기 위해 고성을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