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단 전경. 국제신문 DB

국비 180여억 원을 확보하고도 부지를 찾지 못해 6개월째 멈춰선 ‘창원국가산단 문화선도 랜드마크 조성 사업’(국제신문 지난 4일 자 8면 보도)이 얽힌 실타래를 하나 풀었다. 그간 시행 주체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경남도와 대립해 왔던 창원시가 지원 역할을 넘어 전향적으로 사업을 주도하기로 관계 기관 등과 합의하면서다. 창원시는 앞으로 소유 시설 활용과 신축 등을 두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타당성 조사에 나설 계획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도는 산업통상자원부, 창원시와 사업 주체를 창원시로 명시하는 서면 협약을 체결하고자, 현재 이들 기관과 함께 구체적인 문구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7일 장금용 창원시 권한대행, 김은철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 신종우 경남도 도시주택국장 등 3개 기관 관계자는 간담회를 열어 이처럼 의견을 모은 데 이어 시는 지난 19일 도에 관련 공문을 보내 이를 공식화한 상태다. 이들 3개 기관은 지난 5월 공모 선정 때부터 대체 사업 부지 모색에 돌입했다. 애초 성산구 대원동 한국산단공 경남본부 부지 내 연구개발·기업지원 복합시설(디지털 크리에이티브 타운)의 3개 층을 매입할 예정이었지만 민간사업자가 돌연 해당 건물 신축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후 도 등은 시가 소유하거나 조성이 추진 중인 창원문화복합타운, 맘스프리존, 창원시립박물관 등 7개 후보지를 차례로 제시했다. 그러나 시는 다른 용도로 확정됐다는 이유 등을 들어 번번이 반려하면서 도와의 갈등이 불거졌다. 급기야 도는 사실상 사업 성패의 열쇠를 쥔 시의 사업 추진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 지난달 말 사업을 중단하고 국비를 반납할 것인지, 아니면 사업을 주체적으로 추진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 달라고 시에 통보하기까지 했다. 이에 시는 사업 신청 당시 최초 후보지에 전시관을 건립하고 추후 시설을 관리·운영하기로 했던 산단공이 여전히 사업 주체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결국 사업을 맡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7개 부지를 면밀히 검토했으나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산자부와 경남도가 적정 부지를 찾아달라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내 시와 조율을 끝내고 협약서를 주고받을 것 같다”면서 “도시계획 입안권을 가진 시 등과 함께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2028년까지 국비 189억 원, 도·시비 133억 원 등 모두 322억 원을 들여 그간 국내 경제를 뒷받침해 온 지역 방위·기계 산업의 역사와 위상을 알리는 전시관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여가 시설이 부족한 창원국가산단을 문화산단으로 탈바꿈하는 10개 사업 중 하나로, 다른 사업이 지난 3월 선정된 것과 달리 2개월 뒤 정부가 추경 편성을 통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면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