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과 출자·출연기관 임기를 일치시키는 이른바 ‘임기보장 조례’ 시행으로 보장 임기 6개월인 ‘초단기’ 기관장이 곧 나올 예정이다. 앞으로 2~4개월짜리 ‘극초단기’ 기관장 공모가 진행될 수도 있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인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께 부산시의회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열고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후보자의 도덕성, 업무수행·경영 능력 등을 평가한다. 후보자는 BNK그룹 출신으로, 위원회가 적격 판정을 내리면 이사장으로 선출된다. 부산신보 이사장은 임기가 2년이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장이 교체되면 임기가 끝난다. 2023년 3월 시행된 ‘부산광역시 출자·출연 기관의 장 및 임원에 관한 조례’ 때문이다. 이 조례는 출자·출연 기관의 장이나 임원의 임기가 남아 있더라도 현재 부산시장이 연임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면 새 시장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종료되는 것으로 정했다. 초단기간이라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부산시 17개 출자·출연기관 중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곳은 8곳에 달한다. 우선 다음 달이면 부산신보를 포함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연구원 벡스코 아시아드컨트리클럽(아시아드CC) 등 5개 기관의 기관장 임기가 끝난다. 

다만 전날 시의회 적격성을 통과한  김영재 부산연구원장 예정자는 부산의료원장 부산사회서비스원장과 지방연구원법, 지방의료원법, 사회서비스 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임기를 보장받는다. 주식회사인 벡스코와 아시아드CC도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를 거친 후 임원을 선임 및 해임할 수 있어 임기조례의 저촉을 받지 않는다. 시 지분도 각각 42.5% 48%로 과반이 안 돼 단독으로 임원을 선임하기 어렵다. 김태열 정보산업진흥원장은 최근 평가를 거쳐 1년의 연임 기회를 부여받고 임기가 내년 12월까지로 연장됐다. 부산시장이 교체돼도 6개월 정도 보장받는다.

이밖에 전용우 부산글로벌도시재단 대표(내년 2월), 송복철 부산경제진흥원장(내년 3월), 차재근 부산문화회관 대표(내년 4월)는 첫 2년 임기가 곧 끝난다. 시는 이들 기관장의 정기성과평가와 2년 임기 만료 전 진행하는 정성평가를 더해 총점 100점 중 80점을 기준으로 1년 연장 여부를 정한다. 만약 이들의 임기가 늘지 않으면 임기 2~4개월짜리 기관장을 공모해야 하는데 응모하는 이들이 없어 구인난을 겪다 대행 체제로 가야 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기관장의 1년 연임 여부 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조례 시행 후 공모 단계에서 기관장 임기와 지자체장 임기를 일치시킨다는 사실을 고지해 왔다”며 “벡스코와 아시아드CC 대표는 지자체장 교체와 무관하게 임기를 보장받도록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