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인 장기 실종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50대 김모씨가 26일 오후 충북 충주호에서 경찰에 실종 여성의 차량을 유기한 지점을 밝힌 뒤 다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에서 장기 실종된 여성을 전 연인 김모(50대) 씨가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은닉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김 씨는 지난달 14일 실종된 전 연인 A(50대) 씨의 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고 연합뉴스는 밝혔다.

폐기물처리업체를 운영하는 김 씨는 숨진 A 씨를 마대에 넣어 자신의 거래처인 음성군의 한 폐기물업체를 찾아가 폐수처리조 안에 담가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의 SUV는 2곳 이상의 거래처에 옮겨 놓은 뒤 천막으로 덮어 숨겼다. 거래처 업주에는 “자녀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빼앗았다. 잠시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경찰청은 전날 오후 8시께 음성군 모 폐기물업체에서 마대에 담긴 김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은 검시를 위해 마대째 안치실로 이동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6시 10분께 청주시 옥산면의 한 회사에서 자신의 SUV를 몰고 퇴근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가 김 씨와 교제하다 결별한 뒤에도 이성 문제로 여러 차례 다툰 점 등을 토대로 김 씨가 앙심을 품고 A 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김 씨는 지난 26일 긴급체포된 뒤에도 “A 씨를 실종 당일 만나 그의 SUV에서 말다툼하다가 폭행한 사실은 있으나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진천군 한 거래업체에 SUV를 숨겨둔 사실과 충주시 소재 충주호로 이동한 사실 등을 추궁받자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가 유기한 A 씨의 SUV는 전날 오후 인양됐다.

청주지검은 전날 김 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