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전자피부 등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젤라틴(단백질) 기반 하이드로겔(물 함유 젤 상태 물질) 센서가 개발됐다. 피부처럼 부드럽고 잘 늘어나면서도 전기 신호가 거의 흐트러지지 않아 차세대 전자피부(e-skin)로 주목받는다.

김용현 교수(왼쪽), 박명기 교수

국립부경대는 김용현(디스플레이반도체공학) 교수, 박명기(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젤라틴 기반 하이드로겔 센서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돼지 피부 콜라겐에서 유래한 젤라틴에 글리세롤 등을 더해 피부처럼 말랑하고 탄력 있는 기본 구조를 만들었고, 은 나노와이어와 전도성 고분자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도 네트워크’를 입혔다. 여기에 분자 결합을 촘촘히 묶는 공정을 거쳐 장시간 사용에도 높은 전기 전도성과 내구성을 갖추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개발된 센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전기적 신호 뒤틀림이 극도로 낮은 점이 꼽힌다. 이 소재는 200%까지 늘려도 신호 왜곡이 3.5% 이하로 매우 낮아 같은 움직임이면 항상 같은 신호를 안정적으로 제공했다. 1000회 이상 반복적인 변형에도 성능이 유지되는 내구성을 보였다.

실제 사람 피부에 붙여 여러 동작을 수행했는데 맥박 호흡 표정변화 등 미세 생체신호까지 정밀하게 인식했다. 연구팀은 센서를 무선 시스템에 연결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이를 인공지능(AI)이 분석하도록 해 13가지 동작을 약 97.7% 정확도로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기존 하이드로겔의 약점이었던 신호 불안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이 소재가 AI를 기반으로 로봇의 전자피부, 인간과 기계 인터페이스(HMI), 디지털 헬스케어에 적용할 수 있는 ‘지능형 전자피부’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