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회 “이제야 발견” 강한 질타

부산 강서구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빠트리는 실수를 저지르고도 연말에 이르러서야 발견해 의회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세입 규모에 따라 지출 구조가 결정되는 만큼 주민을 위한 사업도 크게 축소됐다.

강서구청. 국제신문DB

30일 강서구의회에 따르면 구는 올해 등록면허세 30억 원을 과소 추계했다. 등록면허세는 부동산 선박 자동차 등기와 각종 면허 허가 인가 과정에서 구가 부과하는 세금으로, 구가 자체 재원으로 활용한다. 지난해 연말 구는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며 등록면허세로 153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걷힌 액수는 예상보다 30억 원이 많았다.

수입(세입)에 따라 예산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에 올해 강서구 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정부와 지자체 재정 투입이 시급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돈도 제때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제2 국민체육센터 건립 등 굵직한 사업을 진행 중인 구는 올해 예산을 투입할 곳이 적지 않았다.

어처구니 없는 추계 오류 실수에 대해 강서구가 ‘곳간 사정’이 풍부하다 보니 편성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구는 부산시 기초지자체 가운데 재정이 가장 넉넉하다. 자체적으로 거두는 세금으로 지자체 살림을 꾸리는 능력인 ‘재정자립도’는 39.58%로 부산시(38.38%)보다 높다. 인근 북구(9.88%)에 비해서도 탄탄하다. 앞서 지난 6월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실수를 바로잡을 수도 있었지만 구는 발견하지 못했다. 구 관계자는 “대형 사업이 많아 일찍 알았다면 재정 운영에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더 들어온 돈은 구의 여유자금으로 둘 수 있다”고 해명했다.

강서구의회 김정용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3000만 원도 아니고 무려 30억 원의 추계 오류는 중대한 문제이다. 구가 수입을 추정하는 행정 전반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구는 여유 자금으로 둘 수 있다고 말하지만 여건을 고려하면 부적절하다. 경제가 어렵고 현안 사업이 산적한 강서에는 넉넉한 여유 자금이 아니라 신속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