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세계감사인대회(IIA 국제대회)에 참석했던 국내 공공기관 상임감사들이 출장 기간 중 관광·쇼핑 등 외유성 일정을 소화한 사실이 정부 감사에서 확인됐다. 출장 계획 검토부터 예산 집행, 사후 절차까지 전반이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7일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건설근로자공제회 등 4개 산하기관에서 대회에 파견한 상임감사와 직원 10명에 대한 특정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대회 참석을 명목으로 6일간의 일정을 잡았지만, 그중 절반에 가까운 2.5일이 실제 업무와 무관한 일정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나이아가라 폭포 방문(본인 부담), 토론토 시내 관광, 아웃렛 쇼핑 등 관광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장비 집행 과정에서도 허점이 다수 발견됐다. 각 기관은 세계감사인협회(출장 주최)를 공적 기구로 잘못 인식하고 비용 산정과 비교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경비를 집행했다. 그 결과 기관당 약 600만 원가량을 더 지급했으며, 수용비·임차료·교육비 등 다른 항목에서 총 3천만 원가량을 전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사후 관리 역시 미흡했다. 출장비 정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출장보고서도 기존 자료를 요약한 수준에 머물렀다. 일부 기관은 출장자 본인이 작성해야 하는 보고서를 실무자가 대신 작성하거나 필수적인 국외출장 사전심사를 생략하는 등 절차를 무시한 사례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근로복지공단·산업안전보건공단·산업인력공단의 상임감사 3명에 대해 책임을 물어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상임감사는 이사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다.
실무 직원들에게는 경고 1명, 주의 4명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초과 집행된 여비 약 600만 원은 전액 환수됐다.
한편, 이번 세계감사인대회에는 노동부 산하기관 외에도 한국전력, 한국은행, 국민연금공단,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등 총 56개 공공기관에서 127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기관에서도 유사한 일정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위원회 등 여러 부처가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