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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라노] 부산도시철도 이용객 4명 중 1명은 무임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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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노인과 바다’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붙은 부산. 부산이 특·광역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는 사실은 도시철도 역사에 들어서는 순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면 승객의 절반 이상이 어르신입니다.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고 승·하차가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우대권을 사용할 수 있어 많은 어르신들이 도시철도를 이용합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산역에서 만난 80대 어르신은 “나이가 들수록 버스는 타기 힘들다. 우대권을 사용할 수 있고, 서서 가도 힘들지 않은 지하철을 더 애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국회 논의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10월 27일 시작된 ‘도시철도 무임손실 정부지원 법제화’ 청원은 마감일인 지난달 26일 5만2186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국회 청원은 한 달간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논의하도록 돼 있는데,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로 회부됐죠.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전국 6개 도시가 떠안은 무임승차 손실액은 ▷2020년 4455억 원 ▷2021년 4717억 원 ▷2022년 5367억 원 ▷2023년 6174억 원 ▷2024년 7228억 원입니다. 부산의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부산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액은 ▷2020년 1045억 원 ▷2021년 1090억 원 ▷2022년 1234억 원 ▷2023년 1406억 원 ▷2024년 1737억 원으로 매년 늘고 있죠. 올해는 18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무임승차 손실액 증가는 고령화 속도에 비례합니다. 1984년 정부 지시로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65세 이상 노인은 무상으로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때만 해도 전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4.1%에 불과했으나, 현재 20.3%까지 치솟았습니다. 부산은 속도가 더 빠릅니다. 1985년 부산도시철도 1호선이 개통될 때만 해도 3.1%였던 노인 인구 비율은 현재 24.7%에 달합니다. 40년 동안 8배가량 늘었죠.

부산시 등 지방정부와 6개 교통공사는 정부가 무임승차 손실액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무임승차 제도가 정부에 의해 시행된 것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손실액을 보전할 것을 요구했죠. 하지만 정부 예산 편성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국비 지원 요청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도시철도는 지자체 업무이므로 손실도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시철도를 운영하지 않는 도시와 차별을 둬선 안 된다는 이유를 내세웠습니다.

도시철도와 달리 동일하게 무임승차 복지를 제공하는 국가철도 운영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무임승차 손실에 대해 국비 보전을 받습니다. 차별의 근거는 국가철도에 적용하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도시철도에 적용하는 도시철도법입니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엔 공익서비스 의무 제도(철도 운영자가 공익 목적을 위하여 기본적인 철도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경영 손실을 보상하는 제도)를 만든 국가가 국가철도 무임승차 손실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을 두고 있지만, 도시철도법엔 같은 강제 규정이 없습니다. 전국의 교통공사는 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부담 조항을 신설한 도시철도법 개정안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는 단순 무료 승차를 넘어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노인의 이동권 보장은 사회 참여로 이어지는 중요한 복지 요소입니다. 실제로 노년층이 도시철도를 이용함으로써 여가와 경제활동 증가, 건강증진, 의료비 절감 등으로 얻는 사회·경제적 편익은 연 2623억 원에 달합니다. 무임승차 제도의 긍정적 효과를 고려할 때 손실액 보전은 특정 계층의 복지를 위한 지출이 아니라 사회적 투자로 봐야 하죠.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금,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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