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원 “일부 기사 관리 소홀…대책을”
- 구, 업체와 협력 등 청결한 관리 모색
배달앱이 일상에 깊게 뿌리내렸지만 정작 주문한 음식물이 담겨오는 배달통의 ‘속사정’은 오로지 배달 기사만 안다. 배달통 안에 급기야 벌레까지 들끓는 지경에 이르자 지자체가 나서 배달통 내부를 점검하고 청결 인증제와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부산 사하구의회는 사하구에 청결 배달통 인증제 시행을 요구했다고 10일 밝혔다. 2025년 행정사무감사에서 구의회는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배달용 오토바이 뒤에 설치돼 음식물을 보관하는 배달통 내부 위생이 사각지대(사진)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유영현 구의원은 “감사를 앞두고 배달통에 관한 사진을 여러 장 제보받았다. 사진 속 배달통에는 쓰레기 등 이물질이 담긴 경우가 많아 배달 음식과 섞이면 주민 건강이 위태롭다”며 “상위법에 근거 규정이 없다면 구는 배달업체와 기사를 상대로 자체적인 인증제를 시행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주민에게 인증받은 업체를 적극적으로 알리면 배달통 청결이 자연스럽게 관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달 기사 눈에도 동료 배달 기사의 배달통 관리 모습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배달 기사 A 씨는 “동료들과 모여서 잠깐 쉬다가 다른 기사 배달통 안에 벌레들이 움직이는 걸 봤다. 그날 이후 동료들의 배달통을 확인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나도 배달 일을 하지만 내부가 너무 더러워 웬만해서는 배달을 시켜 먹지 않고 음식점에 가서 포장해 온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많은 동료가 꼼꼼하게 배달통을 관리한다. 일부 기사의 관리 소홀로 선량한 기사가 비난받고 고객이 겁을 먹지 않도록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하구는 기초지자체가 관내 배달 업체와 기사를 상대로 배달통 실태를 점검할 수 있는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공식 질의를 한 상태다. 구는 권한이 없다면 자체적인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올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제안된 청결 배달통 인증제 시행과 함께 ▷관내 배달업체와 MOU(양해각서) 체결 ▷배달 기사 위생 교육 시행 ▷배달통 청소용품 지급 등이 고려 대상이다.
구 관계자는 “내년부터 적어도 1년에 2, 3회씩 배달 업체를 점검하면서 배달통 또한 살펴보겠다. 다만 배달 기사가 개인 사업자 신분이라 강제적인 점검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구가 일방적으로 점검만 나서면 불만과 저항이 터져 나올 수 있다. 업체와 협력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배달 기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면서 배달통도 청결하게 관리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