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그래픽. 국제신문 CG

소송을 준비하는 의뢰인의 법률 관계 문서 작성 등을 돕고 대가를 챙긴 사설 탐정이 벌금형에 처해졌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단독 김정우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디지털 포렌식 업체 대표 겸 사설 탐정 A(30대) 씨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2022년 4월~10월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의뢰인 2명에게 ‘사건을 돕겠다’며 법률 관계 문서를 작성해주곤 대가로 총 77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22년 4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의뢰인에게 “330만 원을 내게 주면 당신이 준비하고 있는 민사소송과 관련해 증거수집, 합의, 재판 등 모든 절차를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인 의뢰인은 대가를 전달했고, A 씨는 내용증명서, 준비서면 등 법률 관계 문서 3건을 작성해 전달했다.

A 씨는 같은 해 5월 또 다른 의뢰인에게 “우리 업체에서 민·형사 사건을 수임하고 있고, 변호사보다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민·형사 사건을 함께 진행해보자. 법을 잘 알고 서류 작성을 잘 하는 친구를 붙여주겠다”며 탐정 계약을 맺었다. 대가로 440만 원을 챙긴 그는 부하 직원을 시켜 법원에 낼 답변서와 사실확인서, 탄원서, 형사사건 고소장 등을 대신 쓰게 했다.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금품을 받고 소송 등 법률과 관련한 일을 맡을 수 없다. 김 판사는 “피해를 모두 변제하고 합의했으며 동종 전력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