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법무법인 진심과 지역 시민사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을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계획을 밝히고 있다. 신심범 기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부산에서 손해배상 소송이 준비되는 가운데(국제신문 지난 3일 자 3면 보도) 지역 시민사회도 소송단 모집에 동참하고 나서 파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법무법인 진심과 부산참여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는 15일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을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쿠팡의 보안 불감증에 책임을 묻고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받고자 소송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진심은 지난 2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독자적으로 소송 원고를 모집했다. 모집된 이는 94명으로, 대다수가 부산시민이다. 진심은 이번 주 내로 1차 소송을 제기한 뒤 시민사회와 함께 계속해서 원고를 모집해 추가 소송을 낼 계획이다. 청구액은 한 사람당 30만 원이다.

　이날 진심 소속 이정민 변호사는 “쿠팡이 유출한 개인정보에는 주문 정보와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포함돼 이전에 있었던 이름이나 전화번호 유출 사태와는 차원이 다른 심각한 사례를 초래할 것으로 짐작된다”며 “또 중국인 개발자에 의한 유출로 국민 중요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국가 차원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질타했다.

　또 “부산시민 모두가 동참해 쿠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물을 때 제2, 3의 쿠팡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며 “거대 기업의 횡포와 무책임함에 엄중히 경고하고,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있도록 부산 시민들도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선 지난 10일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등 시민사회는 쿠팡 불매운동을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쿠팡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쿠팡 서비스 이용 중단, 쿠팡플레이 해지, 쿠팡 와우 회원 탈퇴, 대체 플랫폼 이용 등 전방위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3370만여 명의 이름, 이메일·배송지 주소, 주문정보,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이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중국 국적의 전직 쿠팡 직원이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보고 쿠팡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