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통일교 천정궁. 연합뉴스

통일교 압수수색 과정에서 나온 내부 보고서와 문건이 일부 공개됐다.

JTBC는 통일교 내부보고서에 정치인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 정황이 담긴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통일교가 정치와 경제, 학술, 언론을 비롯한 6개 분야를 “6개 기둥”으로 표현하며 “6개 기둥을 통한 VIP 의인 찾기’ 목표를 세웠다”고 JTBC는 전했다.

JTBC에 따르면 통일교 관련 단체인 ‘천주평화연합’은 2021년 4월 교단 로비 활동과 관련된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 제목은 ‘신통일한국안착을 위한 신한국 지도자 특별집회’로 “2022년 2월까지 ‘6개 기둥을 통한 VIP 의인 찾기’ 목표를 세웠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JTBC는 VIP가 현역 국회의원 중심 정치인이라며 보고된 활동 내역은 국회의원 면담이라고 전했다. 보고서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과 국민의힘 의원 6명과 함께 찍은 인증 사진을 첨부했다. 이들은 윤영호 전 본부장이 3000~4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특검에 진술한 인물들이다.

보고회에서 “전·현직 국회의원 23명을 직접 만나 한학자 총재 자서전을 전달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런 활동이 한학자 총재 지시라는 점도 보고회에서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구체적 지시와 내용이 문건에 담겼다고 JTBC는 전했다.

한편 경찰 전담수사팀은 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한 총재를 접견 조사하며 통일교 ‘조직적 뇌물 범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이 한 총재를 ‘지시 주체’로 보는 근거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위상과 내부 문건이다. 윤 전 본부장은 2020년부터 세계본부장 및 총재 비서실 사무총장을 겸직하며 통일교 내 2인자로서 대내외 업무를 총괄해 왔다. 그가 작성한 ‘특별보고’ 문건에는 한 총재를 뜻하는 ‘TM(True Mother)’ 일정이라는 표현과 함께 국회의원 등과의 만남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