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남도청 대회의실에서 ‘경남도 국가정보통신서비스 구축 사업 착수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경남고 제공

경남도가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연결된 국가융합망을 전국 광역시·도 처음으로 이원화한다. 도와 각 시·군을 잇는 전송망까지 다각화해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극한의 재난 상황에도 행정서비스와 소방통신망 등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경남도는 1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경남도 국가정보통신서비스 구축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국가정보통신서비스’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행정업무 수행을 돕는 공공 전용 통신 인프라 서비스다. 이번 사업은 기존 단일 서비스 접속 방식을 이원화 구조로 고도화하는 게 핵심이다. 경남도는 현재 창원에 있는 도청과 국가정보자원관리원(본원 대전)을 연결하는 국가융합망을 통해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내 18개 시·군, 사업소, 소방서 등 주요 행정기관은 창원 도청과의 연결망을 통해 서비스를 누리는 구조다. 창원 도청~국가정보자원관리원 구간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단절되면 경남 전역의 행정서비스가 마비되는 셈이다.

도는 내년 6월까지 진주 도청 서부청사와 정부서울청사를 잇는 또 다른 국가융합망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소할 계획이다. 정부서울청사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서로 연결하는 ‘백본망(Backbone Network)’이 있는 곳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국가융합망 2개 가운데 한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동으로 우회망을 활용, 모든 시·군에 전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도는 내년 5월까지 각 시군을 잇는 내부 전송망을 주망과 예비망으로 구분하고, 통신사업자까지 이원화해 장애 대응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여기에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상분석 등 차세대 디지털 행정에 대비하고자 통신 대역폭을 최대 25배 확대,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실시간 처리가 가능한 통신 환경을 조성한다.

애초 도는 지난 5월부터 5년 단위로 갱신하는 ‘국가정보통신 서비스 제공 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부 전송망을 강화하는 사업을 준비해 왔다. 그런데 지난 9월 26일 정부 주요 전산 서비스 중단을 유발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가 발생하자 국가융합망 확충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설계를 변경하기로 했다. 도는 지난 10월 23일 대전에서 열린 ‘국가융합망 차기 사업 추진 구축 협의 회의’에 참석해 이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건의한 데 이어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이달 9일 최종 승인 받았다. 국가융합망 신설 사업비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모두 부담하고, 도는 보안 장비·관제 도내 연결 전송망 등 제반 시설 구축 등에 125억1200만 원을 투입한다. 이번 착수 보고회에는 도와 18개 시·군, 소방 정보통신 담당자, 국가정보통신서비스 구축·운영 사업자 등이 참석해 기관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기영 도 기획조정실장은 “도민 안전과 행정 서비스 신뢰성을 동시에 높이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차질 없이 사업을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