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도입돼 운영 중인 경북 안동시 트롤리버스.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의 인구감소지역인 3개 구(동·서·영도구)가 통합 관광코스 개발(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6면 보도)에 나선 가운데 부산시의회가 원도심을 순환하는 ‘트롤리버스형 관광노선’ 도입을 부산시에 건의하면서 새로운 관광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시는 원도심을 순환하는 트롤리버스형 관광노선 도입을 위해 차량 형태와 예산 확보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동·서·영도구가 인구감소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통합 관광코스 개발의 연장선이다. 3개 구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모아 6개월간 ▷역사 ▷맛집 ▷야관경관 ▷카페·디저트 ▷체험 등 주제별 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2021년 도입돼 운영 중인 경북 안동시 트롤리버스. 부산시의회 제공

이와 연계해 추진되는 관광노선은 시의회가 시에 제안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시의회 안성민(영도1) 의장과 강철호(동1) 의원은 관광객이 트롤리버스라는 이색버스를 타고 원도심 지역의 전망 명소를 돌아보고, 산복도로 생활권을 체험하면 지역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기대한다. 트롤리버스는 옛 전차 형태의 외관을 갖췄다. 내부엔 참나무로 만든 벽·의자나 황동 기둥이 들어서 고풍스러운 인상을 준다.

현재 검토 중인 주요 경유지는 ▷영도 흰여울마을·태종대 ▷중구 BIFF광장·근대 역사관, 국제·자갈치시장 ▷동구 부산역·차이나타운, 자유·진시장 ▷서구 송도해수욕장 등이다. 여기에 더해 산복도로 일대 전망 명소와 북항 크루즈 터미널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간선도로 위주로 달리는 부산관광공사의 시티투어 버스와 달리 이면도로와 산복도로 생활권 내부 도로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는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유지 대부분이 현재 시티투어 버스 노선과 겹치는데 이색버스라는 특징 하나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 있다. 또 전국적으로 관광형 트롤리버스를 도입했다가 적자로 인해 중단한 사례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시는 본격 운행하기 전 시범 운행을 거쳐 도입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필요한 예산은 이르면 내년 추경을 통해 확보할 방침이다.

안 의장과 강 의원은 “원도심은 부산의 출발점이자 향후 부산 관광의 핵심 자산”이라며 “관광과 교통을 결합한 원도심 적용 콘텐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