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음주측정기 고장나 미확인
- 기사들 ‘엉터리 측정’ 가능성도
- 市 ‘생체 인식’ 시내버스만 적용
부산시가 시내버스 기사의 음주 운행 반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자 이번엔 마을버스 기사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마을버스는 준공영제인 시내버스와 달리 시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비교적 느슨한 관리로 인해 승객이 안전에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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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관련없는 마을버스 사진. 국제신문DB |
18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5분께 영도구 봉래동 도로에서 마을버스 기사 A(50대) 씨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이는 한 승객이 하차하는 도중, 기사에게서 술 냄새가 나자 음주의심 신고를 하면서 이뤄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버스를 정차시킨 뒤 음주 측정을 한 결과, A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에 해당하는 0.04%였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전날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은 A 씨가 차고지에서 출발해 단속되기 전까지 1시간 운행(약 11㎞)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숙취 상태에서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운수 업체에 따르면 A 씨는 청학동에 있는 차고지에서 이날 오전 6시36분 운행을 시작했다. 운수 업체의 첫차로 실행 주행거리는 3.5㎞에 불과하다고 업체는 주장했다. 다만 A 씨는 운행 전 차고지에서 호흡식 음주측정기를 통해 음주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측정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A 씨는 전날 오후 7시 이전에 술을 마신 까닭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운전대를 잡았다고 업체에 털어놨다. 하지만 업체가 보유한 측정기가 단 1대에 불과해 A 씨가 운행하기 전까지 기사들은 엉터리로 음주 측정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4월 입사한 A 씨는 이번 사고 전까지 음주와 관련한 별 다른 말썽은 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시가 시내버스 운전사의 음주 운행이 반복되면서 대책을 마련,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같은 일이 되풀이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진구에서 승객 신고로 시내버스 운전사의 음주 운행이 적발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영도구에서 만취 상태로 약 10㎞를 운행한 시내버스 기사가 적발됐다.
이에 시는 홍채·안면 인식 기능이 포함된 ‘생체 인식 음주측정 시스템’을 시내버스 53개 영업소에 설치하는 등 대책을 강화했다. 다만 부산지역의 61개 마을버스 업체는 민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보니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여기에서 제외됐다. 현재 업체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은 부산지역 16개 구·군이 1년에 2회 실시하는 것이 전부다. 동아대 송진순(행정학과) 교수는 “마을버스 승객이 기사의 술 냄새를 감지할 정도라면 차량 내 운전석에 음주감지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행정청이 이러한 장치를 정기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위한 조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