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관리 정문 중심으로 이뤄져
- 보호구역이라도 곳곳 위험 노출
- 눈에 잘 띄지않는 일방통행 표시
- 어린이 車 접촉사고 끊이지 않아
지난 18일 오후 부산 동구 수정초 인근 전통시장. 산복도로가 형성된 원도심 특성상 가뜩이나 도로 폭이 좁은 데 더해 시장을 방문하는 차량이 혼재해 사고 위험성을 키웠다. 노상에서 파는 과일과 식재료, 상점 앞 풍선간판으로 인해 보행자가 차도로 걷는 모습이 흔하게 발견됐다. 학교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50대) 씨는 “시장 상인이 주문한 물품을 배송하는 차량의 주정차가 잦은 편”이라며 “운전자에게 차량 이동을 요구하지만, 언쟁으로 번질 때가 많아 말 꺼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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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 수정초 인근 보·차도의 구분이 없는 한 도로에서 가게 방문객이 차도까지 나와 이곳을 지나는 차들과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영도구 청동초 인근 인도가 따로 없는 이면도로의 모습. 백창훈 기자 |
■학교 인근 생활권 이면도로도 위험이처럼 부산 원도심 지역 내 초등학교 주요 통학로로 향하는 생활권 이면도로도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통상 어린이보호구역은 학교를 중심으로 반경 300m에 있는 도로 중 일정구간으로 설정한다. 필요한 경우 500m 이내의 도로까지 지정될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정문 인근에서 교통 관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비교적 학교와 거리가 먼 이면도로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안전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구청에서 수정초 정문으로 향하는 이면도로는 보·차도의 구분이 없다. 폭 5m 내외의 해당 도로에서는 2023년 6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의해 여학생이 통행 중 다치는 교통사고가 두 차례 발생했다. 문방구를 운영하는 박모(50대) 씨는 “학교 정문으로 통하는 도로인데도, 인도가 따로 없어 불안하다. 상인들도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인적이 드문 곳에 폐지 등 쓰레기를 내놓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접촉 사고가 가장 우려되는 곳은 통학로에 위치한 분식 가게 앞이다. 하교 시간 떡볶이를 구매하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가 가게 앞으로 한번에 몰리면서 생긴 대기 줄이 차도로 이어졌다. 학생들이 후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친구들과 장난을 치면서 갑자기 대기열에서 벗어나 지나가는 차량과 부딪힐 가능성이 커 보였다. 취재진과 만난 한 초등학생은 유사한 사례가 몇 차례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일방통행·양방향 표시가 한 공간에서구 대신초로 향하는 인근 통학로도 사정은 비슷했다. 초등학생 방문이 잦은 학원과 분식집이 몰린 한 골목에서는 도로 폭이 좁은 까닭에 일방통행으로 지정됐으나,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어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커 보였다.
실제로 한 공부방에서 나온 어린이가 바로 맞은편에 있는 토스트 판매점을 이용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뛰며 차도를 가로질렀다. 속도 제한을 어긴 차량이 운행하는 순간이었다면 아찔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또 어느 인도 구간에는 오토바이가 불법 주정차 된 가운데 승합차가 차도를 지나다니며, 피할 곳이 없어진 초등학생들이 잠시 멈춰 상점가로 몸을 바짝 붙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근 상인들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앞서 2022년 해당 도로에서는 횡단하던 여학생이 50대 남성이 몰던 차량에 부딪히는 교통사고 발생했다. 이듬해에도 비슷한 사고가 벌어졌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윤은상(30대) 씨는 “한 해 전에도 하교하던 학생이 지나던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어깨를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다”며 “보·차도가 구분 안 된 데다가 도로 폭도 좁다 보니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잦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어 “초등학교 인근 골목들이 구덕터널로 빠르게 가기 위한 지름길로 이용되면서 특히 배달 오토바이 통행이 잦다”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도 모자라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차들로 위험천만한 순간을 목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면도로에서는 일방통행 노면 표시와 양방향 안내판이 한 공간에 설치돼 있었다. 청과물 가게 사장 김모(50대) 씨는 “전방 5m 앞 도로부터 일방통행인데, 표시가 잘못된 까닭에 혼란을 겪는 운전자가 많다”며 “최근에는 걸어가던 할아버지가 차량에 부딪힌 여파로 인해 쇠로 만든 문이 부서진 흔적이 아직도 있다”고 말했다.
■통학로 근처 운전학원·버스 정류장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한 청동초 인근 통학로도 위험성이 여전하다. 전반적으로 학교 주변에 급경사지가 많고 고저 차가 큰 가운데 생활권 이면도로 양 옆으로 자동차 운전학원이나 마을버스 전용주차장이 조성됐다. 또 영도의 지역 특성상 해양 관련 제조공장이 많이 있어 어린이 안전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청동초 주변으로 유치원도 많아 하교 시 어린이를 태우려는 차량이 섞여 운전자는 시야 확보가 어렵고, 탑승을 기다리는 어린이들은 인도 밖으로 내몰렸다. 이에 최근 ‘부산지역 원도심 어린이 보행 안전 증진 방안’ 보고서를 발간한 부산연구원이 청동초 재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진행한 리빙랩(생활 실험실)에서 드롭존(차량 하차 공간) 확보와 운영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