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세관 직원들이 컨테이너 내부 코카인 꾸러미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관세청 제공

지난 5월 부산신항에서 대량의 마약이 적발된 가운데 약 10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의 코카인이 또 한 번 발견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두 사례 모두 마약의 이동경로와 은닉방법이 동일하다는 특징이 있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지난 8월 3일 부산신항으로 입항한 컨테이너 전용선에 실린 컨테이너 1대에서 코카인 300㎏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적발된 코카인은 시가 1050억 원 상당이다. 통상 1회 투입량이 0.03g인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약 10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관세청은 첩보를 입수해 적발하는 데 성공했다. 관세청 본청은 지난 7월께 에콰도르에서 출발해 부산신항으로 입항할 예정인 선박에 적재된 컨테이너 3대에 코카인이 은닉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즉시 부산본부세관에 관련 정보를 알렸다.

부산본부세관은 해당 컨테이너 운송 경로 등 관련 정보를 분석했다. 이어 해당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이 부산신항에 입항하는 시기를 특정했다. 이어 컨테이너가 부산신항에 도착하자 ‘차량형 X-RAY 검색기(ZBV)’를 이용해 마약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ZBV는 컨테이너를 개장하지 않고도 컨테이너 안에 은닉된 물품을 판별할 수 있는 검색장비로, 당시 비어 있어야 할 컨테이너 내부에서 여러 개의 이상 음영이 확인됐다.

세관 관계자가 컨테이너를 개장하자 개당 50kg 정도의 포대 6개가 발견됐다. 각 포대 속에는 중남미 마약 조직들이 주로 사용하는 벽돌 형태로 포장된 1㎏ 단위 코카인 블록 50개가 들어 있었다.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은 지난 5월 적발된 마약과 유사한 점이 크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당시 부산신항에서 코카인 600㎏이 적발됐는데, 두 사례 모두 에콰도르에서 출발해 한국을 경유하는 정기 무역선이 이용된 점, 비어 있는 컨테이너 속에 코카인을 은닉한 점 등 이동경로와 은닉방법이 동일하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앞으로 중남미발 우범 무역선과 하선 선원을 집중적으로 선별해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백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