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만 해도 냉담했던 시·도민 과반이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이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 그동안 통합 논의를 가로막았던 회의론을 뚫고 지역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속도전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전남·광주 통합 과정에서 광주시가 주장한 것처럼 부산·경남도 행정통합 특별법의 신속 처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주민투표 대신 의회 동의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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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1월 열린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 출범식. 부산시 제공 |
5일 부산·경남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가 지난달 23~29일 부산시민 2018명과 경남도민 20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 결과에 따르면, 행정통합 찬성은 53.7%로 집계돼 2년 전보다 18.1%포인트(p) 상승했다. 부산(55.6%)과 경남(51.7%) 모두 찬성 응답이 과반을 넘겼다. 앞서 2023년 조사 당시에는 반대 여론(45.6%)에 밀려 동력을 잃었다.
인지도가 25%p 넘게 상승(55.8%)한 것은 수도권 집중 심화와 인구 감소라는 공동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부산의 인지도가 30.4%p 폭증한 것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산업은행 이전 추진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춘 단일 광역 경제권 형성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시·도민의 여론이 찬성 과반으로 돌아서며 통합 추진에 강력한 엔진이 달렸다. 중앙정부와의 권한 이양 협상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 대통령이 대전·충남 등 광역 통합을 직접 언급하는 시점에서, 대구·경북 등 통합을 추진 중인 다른 지자체들에도 긍정적인 선례가 될 전망이다. 다만 경남 지역의 반대 여론(33.4%)이 부산(25.0%)보다 약 10%p 가까이 높은 점과 ‘모름/무응답’ 층이 8.5%에 달하는 것은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부산과 경남이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광주·전남 사례처럼 특별법을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일 행정통합 추진기획단 현판식에서 “행정통합 특별법을 신속 처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법안 준비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주민투표가 아닌 의회 동의 방식을 주장하며 신속한 통합 추진 의지를 보였다.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13일 경남에서 마지막 회의를 열고 행정통합에 대한 최종 의견을 발표한 뒤 의견서를 지자체장에게 전달한다. 이후 행정통합 여론조사와 관련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입장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부산·경남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박재율 대변인은 “지난 2년간 시·도민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음이 확인됐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