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정부 행정·재정권 이양 명시
- 부산·경남 통합로드맵 재촉 명분
- 권역별 산업지원 법제화도 필요
- 일관된 자치권 부여해야 형평성
국민의힘 소속 5개 지역(부산·경남·경북·대전·충남)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행정통합 기본법’ 제정을 촉구(국제신문 3일 자 1면 보도)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새 법이 단순히 구역을 합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지방분권 시대를 여는 ‘성공적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재정 자율성 확보 등 핵심 요구사항이 법적으로 담긴다면, 2028년 출범을 목표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부산·경남의 통합 로드맵도 한층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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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지사협의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등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광역자치단체 통합 관련 시도지사 연석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자치권·재정독립 명문화 핵심
3일 국회의안정보분석시스템에는 대전충남특별시설치및경제과학수도조성을위한특별법안(성일종 국회의원 대표 발의), 대구경북특별시설치및한반도신경제중심축조성을위한특별법안(구자근 국회의원 대표 발의), 광주전남초광역특별자치도설치및지원특례에관한특별법안(정준호 국회의원 대표 발의)이 발의돼 있다. 각 법안을 관통하는 공통 분모로 ▷고도의 행정적 지위 확보 ▷조직 및 인사 자율성 보장 ▷강력한 재정 특례가 꼽힌다.
전문가들도 이를 토대로 통합 기본법에 서울특별시 수준의 위상을 부여하고, 외교·국방·사법을 제외한 중앙정부의 권한을 단계적으로 이양하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특히 행정기구 설치와 공무원 정원 관리 등을 특별시 조례로 정할 수 있는 ‘포괄적 위임’이 필수적이다. 또한 권역별 특화 산업(과학기술 신산업 등) 육성을 위해 국가 지원 체계를 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무엇보다 ‘돈’의 독립이 중요하다. 통합 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국세 일부의 지방세 전환, 지방세율 탄력 조정 등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법안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현재 8대 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까지 조정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동아대 김형빈(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약속한 20조 원 규모 지원의 구체성을 높여야 한다”며 “지방세 비율을 40%까지 확대하는 것은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당시부터의 약속으로, 이를 실현해야 통합특별시의 실질적 재정 자립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통합특별시 지자체장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대폭 이양받으면 지역 전략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입법 속도 높이고 형평성 논란 차단
통합 기본법 제정은 행정통합 과정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개별 법안마다 공통 조항을 중복 논의할 필요가 없어 입법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전 통합특별시 출범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동력이 된다. 또한 모든 통합 권역에 일관된 자치권을 보장함으로써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을 차단하고, 정부의 ‘5극 3특’ 전략을 법적으로 체계화해 주민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
기본법 제정은 부산·경남 통합 논의의 변수이기도 하다. 정부가 올해 출범 지역과의 속도를 맞추려 할 수도 있지만, 역으로 기본법이 강력한 재정 자율성을 보장한다면 2028년으로 잡혔던 부산·경남의 통합 시계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전호환 전 부산경남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행정통합은 국가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는 헌법적 가치의 변화”라며 “모든 통합특별시에 적용되는 공통의 재정 배분과 자치행정권을 담은 기본법을 우선 제정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지역별 맞춤 특례는 후속 입법으로 보완하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밝혔다.